[뉴스핌=안보람 기자]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채선물은 반빅(50틱)이나 뛰어올랐다.
11월 금통위가 넉달만에 금리를 인상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보란 듯이 채권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오늘 장은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가 만들어줬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11월중 금리인상이 예상됐고, 이미 반영됐다는 시각이 우세한 것이 매수를 이끌었다.
그런 가운데 김중수 총재가 강경한 발언을 내놓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무기력하기 만한 총재의 모습이 노출되자 오히려 놀란 듯 뒤이어 급하게 매수세가 따라 붙었다.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에서 '금리완화기조 하에서'라는 문구를 삭제했다는 게 확인되면서 시장참가자들은 긴장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김중수 총재는 친절하게도 "계속 금리인상을 시사한다고까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어줘, 매수세에 탄력을 부추겼다.
16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3.32%로 전날보다 15bp 급락했다고 최종 고시했다.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4.03%로 12bp, 국고채 10년물은 4.69%로 11bp 하락했다.
통안물도 하락세를 보였다. 통안 1년물과 2년물은 전날보다 10bp와 12bp 하락한 3.035와 3.43%에 최종 고시됐다.
91일물 통안채는 2bp 내린 2.56%에 고시됐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112.24로 전날보다 50틱이나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7틱 내린 111.67에 출발한 뒤 금리동결 루머에 10-2호 장내스퀴즈까지 더해지며 112.19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금리발표 직전 111.64까지 밀려났고, 발표이후 상승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또 김중수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중 상승폭을 더욱 확대해 112.20까지 올라섰고, 이후 은행권 숏커버(short cover)가 더해지면서 112.28로 고점을 높였다.
외국인들은 3017계약을 순매수했다. 증권과 은행은 오후 숏커버(short cover)에 나서며 1645계약과 764계약을 최종 순매수하며 거래를 마쳤다.
반면 투신과 보험은 3001계약과 983계약을 순매도했다.
◆ 채권시장 분위기: "연내 금리인상 없다"
이날 장초반 시장은 미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11월 금통위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약세 출발했다.
하지만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형성됐다.
금리인상 전망이 우세했지만 금리동결에 대한 기대도 엿보이는 듯했다. 금통위 회의결과가 공개되는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국채선물의 경우 31틱 급등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국고 3년물 10-2호에 대해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10-2호에 대한 장내 스퀴즈가 나온 점도 장중 출렁임에 힘을 보탰다.
물론, 금리발표를 즈음해서 시장은 일순간 약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대기매수가 유입되며 이내 소폭 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금융완화기조 하에서'라는 문구가 빠졌다는 소식은 시장참가자들의 경계심리를 강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문제는 김중수 총재의 기자간담회였다.
김중수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의 문구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국내 경기의 성장이나 인플레이션에 비해 기준금리수준은 여전히 중립적인 수준으로 가지 못했다"면서도 발표문의 변화를 금리정상화 시그널로 해석하는 시각을 경계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내내 당혹스러움을 겪어야 했고, 대기매수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금리인상 혹은 공격적인(hwakish) 멘트에 대비했던 시장참가자들은 급히 숏커버(short cover)에 나서며 가격상승폭을 키우기도 했다.
이날 시장의 움직임만을 보면 금리동결 혹은 인하에 대한 반응이라는 진단이 나오리 만큼 시장은 강했다.
규제관련 이슈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단기적으로 꺾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따라 나왔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김중수 총재가 만들어준 강세장"이라며 "상당히 의미있는 통화정책방향 발표문구의 변화를 별 것 아니라고 하는 등 쓸데없는 얘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발표문 대로라면 상당폭 조정을 받았을 수도 있지만 별 게 아니라고 하다보니 숏세력이 오히려 급해졌다는 설명이다.
이 매니저는 "한은 출신이 아니어서 그런지 한은의 존재나 자존심, 독립성을 지켜나가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금리를 인상해도 안 밀릴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는데 총재 멘트를 바탕으로 엄청나게 랠리를 했다"며 "대기매수와 대기매도가 있는 가운데 장이 엷다 보니 매수로 쏠렸다"고 전했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기술적으로 의미있는 지점을 한꺼번에 뚫고 올라갔다"며 "10-2호의 경우 스퀴즈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3.20%대를 눈앞에 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3.25%중반에서는 막힐 듯하다"며 "외국인의 10-2호 매수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실제 사는 것인지 국내 기관이 소문을 만들어내는 것인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그동안 눌렸던 매도가 분출됐다"며 "통방이 나왔을 때는 점진적인 정책기조 정상화로 생각됐지만 실제 총재의 발언이 너무 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방문구가 변했어도 총재가 별 얘기 안할 것이라고 무시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랬다"며 추가강세를 점쳤다.
아울러 그는 "금리인상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10-2호의 스퀴즈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수급이 꼬였다"며 "약세시도가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증권사 의 한 채권매니저는 "오늘을 기점으로 최근의 약세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상황에서 포지션을 거꾸로 잡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도 어느 정도 반영된 상황이라 추가적인 조치가 있지 않은 이상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듯하다"고 내다봤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금리인상이 불확실성 해소로 해석되면서 매수세가 붙었다"며 "매수타이밍을 기다리던 매수세가 많은 상황에서 총재의 멘트가 공격적인 면이 없어서 눈치보던 참여자들도 자신있게 매수에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가격이 빠르게 급등하면서 숏커버가 더해져 상승폭이 커졌다"며 "시장에는 연내 추가인상이 어렵다는 시각이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시장이 다소 과도한 움직임을 보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은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은 모습"이라며 "규제가 얼마나 세게 나올지 봐야겠지만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해 크게 밀리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