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변명섭 기자] 당국이 체크카드 수수료율 인하 의지를 드러내며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카드사들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은행쪽 겸영카드보다 전업계의 고충이 더 깊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영업으로 거머쥐는 이익이 지금도 크지 않아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하소연에 입을 모은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카드사들마다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폭에 따른 수익구조 변동을 놓고 시뮬레이션 작업에 한창이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연말 전에 인하안이 마련되더라도 실제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당국 "신용카드와 수수료율 격차 더 넓혀야"
감독당국 생각은 다르다.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수수료를 내릴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07년 이후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게다가 연체위험이 없어 운영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이유도 덧붙이고 있다.
일반신용카드에는 가맹점 수수료 항목에 대손충당금과 손실보상금, 채권회수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체크카드에도 연체위험이 없는데도 이러한 항목이 수수료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일반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평균 2.10%이다. 체크카드는 평균 1.87%를 나타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각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시뮬레이션 작업에 들어갔다"며 "연말까지는 수수료율 인하안을 각 사별로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당국 입장에서는 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체크카드가 일반 신용카드보다 수수료율이 더 낮아져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겸영은행과 전업계 카드사가 체크카드를 운용하는 원가 차이가 일부 존재해 이들의 구분없이 일률적으로 내릴지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업계 "수익성 박해 수수료 인하 쉽지 않아"
이와달리 카드업계는 여전히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인하여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뜩이나 은행계 겸영카드사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인 상태에서 수수료율이 인하되면 전업계가 체크카드 시장을 외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체크카드 시장은 신한은행과 농협이 20% 이상의 점유율을 각각 차지하며 1,2위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10% 중후반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후발주자를 형성하는 구도다.
체크카드를 쓰는 고객은 은행계좌와 연계해 현금카드와 함께 쓰는 비율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전업계 카드사에는 불리하다.
더욱이 전업계와 은행겸영 카드사는 계좌를 통한 결제수수료 이용 차이가 난다. 전업계 카드사는 은행계좌를 이용해 결제를 한다는 명목으로 은행겸영 카드사에 비해 원가 측면에서 0.3%~0.5%포인트의 수수료를 더 내고 있다.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많이 낮은 상황이어서 실제로 수익성 측면에서 이익이 없다"며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더 낮아지면 전업계 입장에서는 고객 혜택을 추가하면서 까지 체크카드 이용을 권장할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다른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체크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내부 논의를 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며 "거래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은행에 수수료를 이중으로 부담한다는 이유가 크고 인하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카드담당 한 관계자는 "체크카드의 경우는 은행입장에서는 은행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은행쪽에 유리한 시장인 체크카드의 경우 전업계 카드사는 주력상품이 아닌 제휴차원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전업계의 경우는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체크카드 혜택을 줄 수 있는 여력이 은행계보다 더 좁아진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변명섭 기자 (bright07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