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최근 재계에 '상생협력' 바람이 거세다. 상생협력안의 기본 코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이다. 협력사에 대한 자금 지원, 납품가 횡포 차단 등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춰 진정한 대기업과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전경련이 2007년 이후 대기업 32곳과 협력사 62곳이 참여한 가운데 4년째 '경영닥터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이런 '동반성장'의 대표적 사례다. 이는 전직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임원으로 구성된 경영자문단이 대기업 협력업체의 경영환경 개선과 경영애로 해소를 담당하는 일종의 멘토제로, 중소기업 자생력 키우기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경련 관계자는 "경영닥터제는 열매를 직접 주기보다는 뿌리를 키워줘 더 알찬 열매를 직접 수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라며 "이같은 개념은 재계가 앞으로 좀더 발굴할 상생프로그램의 저변에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가 '상생협력'을 '동반성장'의 개념으로 전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모기업과 협력사가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기존 실무부서 차원의 협력을 전사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주요 그룹의 상생 방향이다. 협력사의 자생력 확보를 목표로 기술 및 인력 협력을 강화하고 공정한 거래 문화를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협력사들을 대하는 대기업들의 태도가 예전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대기업들은 상생 종합 대책안을 발표하고 이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협력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거나 아예 협력사 사업장을 찾는 등 '현장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식경제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삼성, 현대차, LG, 포스코 등 대기업을 통해 오는 2012년까지 1조원 규모의 '동반성장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은 1조원 규모 협력사 지원펀드를 조성하고 삼성전자가 원자재를 구매해 협력사에 공급하도록 했다. 또 50여 개 우수 협력사를 선정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자격을 갖춘 2·3차 협력사를 1차 협력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협력사와의 상생경영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 지난 30년간 협력사 육성 및 지원을 직접 챙겨 왔음에도 불구하고, 협력사가 2, 3차로 분화됨에 따라 그동안 지원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삼성은 협력사 대표의 시간, 재산, 인생 전부를 걸고 제 자식까지 물려줄 수 있도록 전력하는 협력사를 키워야 제대로 된 품질이 나오고, 사업 경쟁력이 있게 된다며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현대ㆍ기아차 역시 협력사들의 지속성장을 위한 확대ㆍ강화된 상생협력 전략으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선언하고, 협력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혁신 자립형 중소기업 육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생협력으로 다져진 경영기반을 바탕으로 협력사들의 지속성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중소ㆍ중견기업으로 육성하는 '동반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동반성장 제도에 대해 협력사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동반성장 웹사이트'를 내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협력사 사회봉사단 운영'을 위해 연간 5억5000만원 상당의 지원을 협력사들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제공할 예정이다.
LG그룹은 '동반 성장'을 그룹의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추진해나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LG는 중소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동반 성장 5대 전략과제'를 확정하고 상호 윈윈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LG의 '동반성장 5대 전략과제'는 ▲ 협력사와 중장기 신사업 발굴 등 그린 파트너십 강화 ▲ 자금지원 및 결제조건의 획기적 개선 ▲ 협력사 통한 장비 및 부품소재 국산화 확대 ▲ 협력사의 장기적 자생력 확보 지원 ▲ LG 협력사 '상생고(相生鼓) 신설 등을 추진 등이 주요 골자.
특히 LG가 직접 1차 협력사에 자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직접대출을 지난해 140억원 수준에서 올해는 700억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 또한 핵심가치로 '동반성장'을 꼽았다. 기존 포스코의 고객지향, 도전추구, 실행중시, 인간존중, 윤리준수 등 5개 핵심가치에 상생경영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동반성장을 별도의 항목으로 독립시켜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경우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납품단가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동시에 1차 협력기업의 납품단가 조정 내용이 2~4차 협력업체에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계약약관 반영 등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여기에 2~4차 협력기업과의 상생과 화합을 위한 포스코패밀리 동반성장협의회를 구성했다. 포스코패밀리 동반성장협의회는 앞으로 컨설팅과 혁신활동 등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을 위한 모든 활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영계도 공정한 시장경쟁 문화 성숙과 우리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노력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중소기업간에 공정거래와 동반성장풍토 조성은 우리 경제가 지속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정부에서도 동반성장을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동반성장을 장려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30대그룹 소속의 83개 기업의 협력사 지원금액은 3조7836억원(예상)에 달하며 지난해(2조7000억원)보다 38.6%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사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도 강화된다는 의미. 여기에 중소기업 자생력 키우기에 대한 대기업의 실천적 의지까지 합쳐진다면 새로운 상생시대로 성큼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