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로이터통신의 글로벌 경제 특파원 앨런 휘틀리의 개인 견해임을 밝힙니다.)
과거가 미래를 위한 절대적 지침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으로서는 앞으로 몇년 뒤 직면하게 될 성장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동아시아의 경제 발전 과정을 살펴보는 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중국이 역사적 교훈으로 취해야할 본보기는 지금 정체된 일본이 아닌, 역동적인 한국이다.
지난 주말 개최된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 회의는 단기성장과 통화안정 확보가 목적이었다.
그러나 G20 회의가 열렸던 경주 호숫가 리조트의 풍요로움은 한국이 소위 중간소득의 덫(middle-income trap)을 어떻게 피하면서 생활수준을 선진국에 가깝게 끌어올리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
지난 수십년 동안 남미와 중동의 많은 나라들이 이런 성과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의 경우가 두드러진 사례로 지목된다.
베이징 주재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아르도 한슨은 "많은 국가들이 저소득에서 중간 소득으로 올라선다. 하지만 (중간소득에서) 고소득으로 실질적 2단계 도약을 이루는 나라는 아주 드물다. 많은 나라들이 비용이 상승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하는 덫에 빠져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당시 한국은 북한보다 가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7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소득의 57% 수준까지 상승했다. 한국은 1996년 OECD에 가입했다.
1997년~1998년 아시아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인해 아시아지역의 많은 중간 소득 국가들은 뒷걸음질을 쳤다.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에서 중기 성장을 지속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투자는 아직도 90년대 후반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1997년 말 거의 국가 부도 상황에 까지 몰렸던 한국은 이후 위기에서 벗어나 가치 사슬(Value chain)의 위를 향한 행진을 재개했다.
한국이 이처럼 성공적 경제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주된 요인은 광범위한 시장개혁이다. 특히 정부는 재벌의 영향력을 축소했다.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막대한 부채를 끌어쓴 재벌들은 '대마불사(大馬不死)'로 간주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수입을 자유화하고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를 푸는 등 경제 전반에 걸친 경쟁 강화 방식을 도입하면서 많은 재벌들은 도태됐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 OECD 기준보다 2배 빠른 성장을 이룩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8년 기준 OECD 평균치의 83%로 늘어났다.
여기서 중국이 배워야할 교훈은 자명하다. 한국의 재벌은 중국의 국영기업에 비유될 수 있다. 중국 국영기업들은 대체적으로 독점을 누리면서 국가가 소유한 은행들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제공받는다.
중국은 이제 투자의 규모가 아닌 투자의 효율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또 혁신을 강조해야 하며 금융과 물품구매 등 분야에 보다 생산성 높은 민간기업들이 보다 용이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한국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또 한가지 교훈은 중간 소득의 덫을 피하는 중요한 길은 사람에 대한 투자다.
세계은행의 한슨은 "한국은 이미 50년 전에 매우 높은 교육 성취 수준을 지닌 국가였다. 고소득 국가로의 마지막 도약은 고품질 교육의 접근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Reuters/NewsPim] 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