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채권가격이 곤두박질 쳤다. '산이 깊으면 골도 깊다'는 말을 증명하는 듯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국인의 국채투자 규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자 채권시장에서는 손절매물이 빠르게 쏟아졌다.
물론 방향이 바뀐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날을 계기로 레벨에 대한 부담이 덜어진 만큼 저가매수가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왔다. 반면, 규제의 그림자가 사라지지 않는 한 약세 분위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19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3.20%로 14bp 올랐다고 최종 고시했다. 국고채 5년물은 3.64%로 15bp, 국고채 10년물은 4.08%로 11bp 올랐다.
통안물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91일물과 1년물은 2.50%와 2.84%로 5bp와 6bp 상승했다. 2년물은 3.18%로 13bp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112.94로 전날보다 44틱 하락했다.
이날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4틱 오른 113.42에 출발한 뒤 113.47까지도 상승했지만 오후늘어 손절매물이 쏟아지며 112.90으로 고꾸라졌다.
외국인들은 이날 3135계약을 순매도했다. 은행도 4130계약에 대해 매도우위를 보였다. 반면 증권은 1269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투신과 기타투자기관도 2751계약과 1907계약을 순매수했다.
◆ 윤증현 장관 '규제검토' 발언에 손절 폭발
이날 채권은 소폭 강세로 출발했다. 미국채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데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가 다소 잠잠해진 점이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레벨에 대한 부담은 여전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시장의 심리가 여전히 강세로 쏠려있다고 말하면서도 추가 모멘텀이 없다는데 동의했다.
이날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가 진행되면서 나오는 윤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도 다소 신경쓰이는 듯했다.
김중수 총재는 "금리 이외의 수단을 정부와 협의해서 물가가 안정되도록 하겠다"며 전날에 이어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더욱이 윤 장관이 "외국인의 국내채권 투자에 과세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 이날 약세의 트리거(방아쇠)가 됐다.
이는 외국인과 은행의 차익실현을 가속화 시켰고, 손절이 손절을 부르며 약세폭을 확대 시켰다.
차트상의 기술적 지지선이 무의미해 보였다는 것이 시장참가자들의 전언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스탑로스가 나오면서 급락했다"며 "그동안 롱플레이에 성공했던 증권이 무리하게 113.47까지 받쳤는데 위가 막히고 환율이 상승한데다 브라질 규제 이후 규제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경우 일순간 5000~6000계약의 스탑성 매물을 쏟아냈다"며 "무조건 매수를 외쳤다가 반대 움직임이 나오면서 크게 밀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방향이 바뀌진 않았다"며 "추가강세의 모멘텀이 없고, 저가매수도 여전해 박스권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 또한 "윤 장관의 규제발언이 트리거가 됐다"며 "외국인과 증권의 손절매가 낙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가 실시되면 포지션 언와인딩이 있을 수 있다는 논리가 작용한 듯하다"며 "구체화되면 포지션을 줄이는데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조심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고 관측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규제얘기가 나오면서 금리가 금통위 이전으로 복귀됐다"며 "금리인상얘기도 나오고, 규제얘기도 나오는 등 채권에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규제가 실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대응하기도 어렵다"며 "후폭풍이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레벨이 부담스러웠으니까 오늘의 약세가 이에 대한 부담은 덜어주겠지만 조심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외국인들의 매도가 이어지고 은행도 1만계약 넘게 매도하면서 힘이 쏠렸다"며 "CRS규제나 채권과세가 부활하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에 막판 정신없이 밀렸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가 회자되고 기사화되면 내일도 반등을 주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차트도 다 망가졌고, 심리적으로도 많이 위축됐기 때문에 분위기 반전이 녹록치 않을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