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의 입장에선 현대건설 인수전의 예상 입찰가가 30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기업의 재무상태와 구조조정 작업에 주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상대로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로 이미지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FT는 이처럼 현대건설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하는 현대의 감성적 호소가 누구의 환심을 얻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황금시간대 전파를 타는 TV광고는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생전 정몽헌 회장이 정주영 회장의 총애를 가장 많이 받던 아들이었으며 현재 그의 미망인이 회장직을 승계한 만큼 자신들이야 말로 현대가(家)의 적통이란 이야기다.
이런 호소는 현대건설 채권단의 마음을 녹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전의 개막이 오른 이상 현재의 현대그룹보다 훨씬 큰 덩치를 자랑하는 현대차의 인수 제안도 채권단들의 입맛을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 현대그룹이 해운업부터 엘리베이터까지 사업영역을 무분별하게 확장해 온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초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과도한 부채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추가 대출을 중단하는 공동 조치를 시행한 것만 떠올려 봐도 이번 인수전에서 현대그룹이 얼마나 이성적인 접근을 해야 하는 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미 현대그룹의 광고는 좋은 투자 전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가문과 적통이란 감성적인 요소가 강력하게 작용하는 한국 사회에선 어느정도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FT는 이를 두고 이번 현대 건설 인수전이 한국의 현실을 시험하는 또 한 번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연 현대그룹이 채권단의 마음을 얼마나 울릴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