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국내 건설업계의 '종가(宗家)'라는 현대건설의 영향력 때문이다. 현대건설을 둘러싼 변화는 건설업계는 물론 재계 전반에까지도 적지 않은 폭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된 대우건설이 건설경기 침체와 모그룹 부진에 부딪히면서 인수전 3년간 지켜오던 업계 1위 자리를 내주고 4위권으로 추락한 것도 현대건설 M&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고있다.
2000년대 주택시장 활황기를 틈타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부상하기 전까지 국내 건설업계를 양분했던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모두 IMF외환위기 이후 모그룹의 붕괴로 인해 일시적 자금유동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매각작업 이후 현대건설의 행보는 대우건설과는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나 산은금융그룹과 같은 다른 그룹에 속하게 된 대우건설과는 달리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이나 현대차그룹과 같은 과거 모그룹의 품에 다시 돌아간다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단일 계열사로서는 국내 최대규모로 꼽히는 두 회사 모두 '오너'가 없는 상태에서 10년 가까이 독립 경영을 하는 사이 그룹차원의 통제가 어려워졌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대우건설은 기존 모그룹인 대우그룹에 비해 규모가 작은 모그룹을 만나 계열사라는 이미지보다는 독립회사란 이미지가 강했다. 여기에 오너없이 10년을 경영해왔다는 자부심과 독립성이 유달리 강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그룹에서 대우건설에 대한 통제가 어려웠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최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그룹에 속하게 됐다는 점도 회사의 입장을 모호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산업은행그룹은 일단 대우건설의 독자경영을 선언한 상태지만 이달 초 나온 인도네시아 매각 추진설처럼 재매각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있는 상태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산업은행이 영구히 대우건설을 보유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그런 만큼 그룹에서의 시너지도 거의 얻지 못할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경우 같은 정씨 계열의 범 현대家로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현대건설은 새로 속하게 될 그룹에서도 무난하게 조화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 중공업, 대북사업 등을 영위하는 범 현대가의 업종을 볼 때 그룹차원의 시너지도 대우건설보다 클 것이란 게 업계의 견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2000년대 초중반 주택시장에서 경쟁 업체에 밀리면서 업계 4위권으로 주저 앉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차근차근 밑바닥을 다지면서 재기에 성공한 경우"라며 "10년 남짓한 독립경영 시기 동안 CEO들이 '보여주기 위한' 경영도 많았지만 현대건설은 현대가라는 하모니에 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