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바젤 II' 의 경우 십여 년에 걸친 논의가 이뤄졌던 것에 비하면 불과 1년 만에 상당한 논의의 진전이 이뤄진 모습이다.
하지만 합의가 빠른 만큼 졸속이 되거나 빠뜨린 쟁점이 많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새로운 자본규정의 실제 적용까지는 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 유예기간 2019년까지. 너무 길다
'바젤 III' 규정은 기존 '바젤 II' 보다는 훨씬 강화됐지만 최악의 금융 위기 상황에서 은행들이 어느 정도 자본을 갖춰야 하는 지 정확한 기준을 마련하는데는 실패했다.
'바젤 III' 규정에서 은행들이 갖춰야할 고품질 자본 비율을 3배로 높였지만 타이밍과 내용 면에서 개혁 조치의 효과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합의의 주요 내용들은 오는 2019년초까지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각국의 규제 당국은 향후 은행들에 대한 규제 수위를 어떻게 조절해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우려되고 있다.
또한 최근 글로벌 신용 위기의 위기감이 사라지고 은행업종의 수익성이 강세로 전환하면서 '바젤 III' 합의의 배경이 되었던 은행권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 은행들, '바젤III' 이상의 다양한 규제 적용될 듯
새로운 자본 요구 규정은 은행들에겐 이미 다양한 규제 정책 적용으로 인해 그다지 새로운 부담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로운 완충자본 규모를 은행들이 예상했던 수준보다 낮은 2.5%로 한 규정도 역시 2019년까지는 실행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은행들의 '티어원(Tier-1)' 자본 비율은 총 7% 수준이다. 이보다 낮출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오는 2015년 1월부터는 새로운 글로벌 유동성 기준에 따라 일단 현금성 자산의 보유비율을 확대햐야 하는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는 별도로 각국 규제당국들은 올해 말을 기점으로 더 강력한 자본 규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일부 은행들은 자본시장 상장 여부를 지속할 지 고민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각국 규제당국은 금융 시스템 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주요 은행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부담을 가중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대형은행들은 '바젤 III' 규정보다 더 많은 자본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 경기상황과 무관한 일률적 규제 논란
하지만 글로벌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자본 수준을 강화하도록 한 이번 규제방침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자문기관인 PWC의 리처드 바필드 이사는 "과도한 대출을 규제하기 위해서 일정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맞지만 실제로 자산에 대한 리스크는 시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번 규제안의 효과는 날카롭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좀 더 세부적인 목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바젤 III' 위원회에는 미국이 본격 참여함으로써 실행의 범위도 기존 '바젤 II' 보다 넓어졌다. 하지만 실제 적용까지 유예기간이 너무 긴 것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예기간 동안 경제나 정치 상황이 변화하게 되면 미국 규제 당국의 의지도 변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대형은행 우량 vs 소형은행 부실 양극화 가능성
일부 대형은행들은 이미 고품질 자본을 '바젤 III' 규정의 요구치보다 더 많이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은행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빠른 시일내에 이같은 기준을 준수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바필드 이사는 "대형 은행들은 시한보다 빨리 이같은 기준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바젤 III' 기준이 완전히 적용되기까지 지속될 당국의 느슨한 규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이미 새로운 유동성 기준에 대한 세부규정 공개가 올해 7월까지 마련되지 못하고 늦춰진 바 있다.
'바젤 III' 협약도 규제 수준의 불균형으로 인해 국가별로 경쟁력의 비교우위가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G20 통과 위해 합의 서둘렀나
'바젤 III' 규정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주요 20개국(G20) 이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은행권 개혁 문제에 대한 협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영국 은행협회의 사이먼 힐스 이사는 "이번 규정에 대한 합의가 G20 정상 회의에서 승인하기 위해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이로 인해 향후에도 추가적인 감시와 중도 수정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G20이 은행 자본비율 강화에 너무 집중하면서 금융시스템 상의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개혁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바필드 이사는 "규정의 전 세계적 적용과 함께 중요한 것은 자본은 금융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한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점"이라며 "이와 함께 감시감독 및 리스크 관리 등의 개선도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