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관련, KT는 공식적으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를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KT가 지적한 핵심은 SK텔레콤이 내놓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인프라 준비없이 발표돼 서비스 차질을 우려하는 측면에서 언급했다는 것이다.
표 사장이 지난번 공식석상에서 꼬집은 SK텔레콤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그렇다는 얘기다. 당시 표 사장은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한 뒤 공식석상에서 SK텔레콤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비판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방향을 급선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KT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상품 구성 역시 SK텔레콤의 상품구성을 그대로 옮긴 것 처럼 흡사하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에서는 KT의 이번 결정에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KT는 SK텔레콤과 달리 탄탄한 네트워크 망을 보유하고 있어 무선데이터 트래픽 커버가 가능하다며 출시이유를 제시했다.
실제 KT는 현재 3G망과 함께 3만5000여개의 WiFi(와이파이)망을 전국에 깔린 상태다. 내년까지 와이파이망을 10만개 까지 늘린다는 게 KT의 계획이다. 반면 SK텔레콤의 연내 와이파이 설치 목표치는 1만개 내외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에서는 KT가 압도적인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KT가 전격적으로 출시한 속내는 무선 데이터 시장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판단된다. 더욱이 무선데이터 시장은 현재 정체된 통신시장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4분기 KT와 SK텔레콤 실적에서도 입증됐다.
당시 KT의 매출성장을 견인한 것은 무선 데이터 매출이었다. 이는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가입자 기반이 확대되면서 무선데이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3.7%, 전분기 대비 7.3%로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올 7월말 현재 아이폰을 포함한 스마트폰 가입자수는 120만 명에 달하고 이중 약 84만 명을 차지하는 아이폰 가입자들의 평균 ARPU는 5만4000원이다. 전체 무선가입자 평균 대비 약 70%나 높은 수준이다.
상황은 SK텔레콤도 같다.
SK텔레콤의 2/4분기 스마트폰 가입자 ARPU(가입자당 매출)는 일반 휴대폰 가입자 대비 2만원이 높은 5만5000원을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 데이터 ARPU는 일반 휴대폰 가입자 대비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2/4분기 전체 데이터 APRU는 전분기 대비 5.1% 상승했다.
SK텔레콤은 올 7월 현재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170만명을 넘어섰고 연말까지 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무선인터넷 매출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이 최근 방통위 인가를 받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앞세워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수가 100만명을 넘어서며 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KT 입장에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를 미루기 힘든 상황까지 내몰리게 된 것이다. 자칫 여기서 더 늦출 경우 무선 데이터시장을 SK텔레콤에게 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형성됐다는 관측이다.
또 이번 결정에는 이석채 회장의 한마디가 컸다는 후문도 있다. 이 회장이 '무제한'이라는 말이 SK텔레콤의 상품 전유뮬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에서 서둘러 KT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