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일본에서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있다. 지난해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자산운용이 아시아 3개국에 투자하는 아시아펀드에 한국 주식을 편입시켰다.
또 2위 회사인 다이와증권그룹의 다이와자산운용이 한국주식에 100% 투자하는 펀드 출시를 준비중이다. 일본에서 한국주식만으로 운용하는 첫번째 공모펀드다.
이처럼 1, 2위 증권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일본 자본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 일본, 한국 자본시장을 왜 멀리했나?
지난 1992년 국내 자본시장이 외국인에게 개방될 때 증권업계에서는 일본 투자자금에 대한 기대가 컸다. 워낙 가깝고 잘 아는 나라이기 때문에 물밀듯이 들어올 줄 알았다. 오히려 자본시장이 일본에 지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렇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달랐다. 일본 투자자들은 한국시장을 철저히 외면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국내 주식에 투자한 일본의 자본 규모는 1295억엔 가량이다. 이는 지난해 6월말 1009억엔에 비해 늘어난 것지만 국내에 들어온 전체 외국인 자금 중 1.36%에 불과하다.
일본투신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일본의 해외투자 중 한국 비중은 0.5%에도 못미친다. 국내에 진출한 일본 증권사도 법인 1개, 지점 1개 등 달랑 2개사에 불과하다.
이처럼 일본 투자자본이 한국을 외면한 이유는 무엇일까?
동경에서 열린 한국자본시장설명회에서 만난 카추오 쿠마가이 토요증권 사장은 "일본과 한국의 산업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굳이 한국기업들을 분석하고, 투자할 필요를 못느꼈다"고 설명했다.
마에 데츠오 일본증권업협회 회장은 2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엔화와 원화 가치의 간격이 너무 크다는 점 둘째,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다른 이머징마켓에 투자한 수익률이 더 좋다는 것이 그것이다.
여기에 그동안 한국증시가 투명성이나 변동성 등 측면에서 미성숙했던 것도 이유로 꼽혔다.
◆ 일본 투자자 시각이 바뀌고있다
최근 일본 투자자들의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다. 아시아펀드에 한국주식을 편입시키고, 한국주식으로만 운용하는 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이같은 변화는 한국 경제와 기업, 그리고 자본시장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예상보다 빨리 극복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한국은 남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마에 일본증협 회장은 "OECD 국가중 한국이 가장 모범적이었다"며 "올해와 내년 5% 이상의 성장률이 기대된다"며 부러움을 드러냈다. 장기 침체에 시달리는 일본과 비교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또 일본과 같아 비교대상이 안됐던 한국 기업들도 달라졌다. 일본 기업들을 앞질러 세계 선두권으로 도약하는가하면 일본보다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다.
카추오 토요증권 사장은 "한국기업이 달라져 투자할 가치가 생겨났다"며 "중국 인도 등에 투자하는 아시아펀드에 한국물을 편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 증시가 지난해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데 이어 MSCI 선진지수 진입이 예상되는 것도 관심이 높아진 이유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MSCI 선진지수 편입 얘기가 나오면서 일본 증권사들이 국내에 지점을 내는 등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편입이 불발돼 보류상태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황건호 금투협 회장은 "미개척지인 일본 시장에 다시 도전하려한다"며 "한국 증시가 기관투자자 비중, 투명성, 안정성 등이 높아진 만큼 보수적인 일본 투자자들도 움직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