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값은 펀더멜털과 기술적 요인들이 한데 어울려 9월, 혹은 그보다 앞서 올들어 세번째로 최고점을 새로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나온 부진한 미국발 경제지표들은 연준이 장기간(extended period)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며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연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한편 아일랜드의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은 유로존의 재정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런던 & 캐피털의 수석 투자 담당자 아쇼크 샤는 “모든 종류의 지표들이 (경제의) 점진적 둔화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금은 현재 환상적인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부진한 지표는 추가 양적 완화 전망을 높여주는 것으로, 이는 본질적으로 금 가치를 높여주는 호재라는 설명이다.
금은 올들어 벌써 두차례 최고가를 찍었는데, 현재의 정점인 온스당 1264.90달러는 유로존 국채위기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도피했던 지난 6월에 기록된 것이다.
투자자들은 통화 완화가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했다.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디플에이션에 즉각적인 초점이 맞추어진 상태에서 조심스레 다루어지고 있지만 경제성장이 멎어버린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RBS애널리스트 대니얼 메이저는 "만약 경기 악화와 또 한차례의 대규모 부양책을 목격하게 되면 인플레이션은 투자자들의 관심권 전면에 접근할 것이고, 이는 금 시세 동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자산으로 자본이 유입되고 금값이 현재 고점을 뛰어넘도록 자극하는 엉망진창의 지표가 나온다면 금 가치는 그만큼 더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6월과 7월 후퇴 뒤의 최근 금값 상승은 기술적 모양새도 개선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애널리스트 악셀 루돌프는 "이번주 저점인 1210달러에서 금값이 반등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6월 고점 아래의 1250달러가 다음 목표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올해 말 1350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 현물가는 현재 온스당 1244달러로 8주래 고점에 접근해 있다.
달러가 아닌 기타 통화 표시 금 값도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온스당 1050유로를 상회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한바 있는 유로화 표시 금값은 이번 주에도 7월1일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980유로 위로 올라섰다. 파운드화 표기 금값 역시 온스당 800파운드 선을 다시 넘어섰다.
이같은 랠리는 최근 높은 가격으로 강력한 압박을 받아온 귀금속 시장에 낙관론이 퍼지고 있는 적절한 시점에 때맞춰 이루어졌다.
월드 골드 카운슬(WGC: 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가 24%나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금값은 2010년 전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16%나 치솟았다. WGC는 이에 대해 "보석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인도인들의 금 매수는 이번주의 락샤 반단(Raksha Bandhan)을 필두로 축제기간 계속 늘어나 연중 금 구입이 절정에 달하는 축일인 11월의 단테라스(Dhanteras) 까지 이어진다.
중국정부가 금 시장자유화를 향해 움직이면서 중국의 금 수요 또한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금 소비국이자 최대 생산국이지만, 역사적으로 거래의 상당부분이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국내 수요는 매년 자국내 생산량을 100톤 가량 추월할 정도이다.
보유자산으로서 금의 가치가 커지면서 중국 중앙은행의 금 판매 역시 가파르게 줄어드는 추세이고, 재활용 금의 공급량도 2009년 초의 정점 수준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빡빡한 공급과 물리적 수요가 금 랠리에 기름을 부을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진정한 상승동력은 투자에서 나온다.
펀드들은 2분기에 금에 대한 강한 선호를 보였다. 헤지펀드 폴슨 Co.는 세계 최대의 금 교환거래 펀드(gold exchange-traded fund)인 SPDR 골드 트러스트의 지분 7.4%를 보유중이고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도 증권 노출을 줄이는 대신 금에 대한 지분을 늘렸다.
WCG의 옹은 "글로벌 자산배정(포토폴리오)를 살펴보면 금에 대한 배정은 1% 미만으로 아직도 대단히 낮다"며 "최근 강력한 상승세로 보아 금에 대한 배정이 늘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다이아파슨 커머더티즈 매니지먼트이 수석 투자 전략가 션 코리건은 "재정위기가 터진 이래 금과 다른 상품들과의 상관관계는 거의 제로가 되어버렸다. 금은 이제 반-상품(anti-commodity)이다"고 말했다.
그는 " 은행이나 국채 리스크 같은, 금융시장 자체와 관련한 우려를 계속 듣게 되고, 실망스런 경제지표들을 지속적으로 접하게 된다면, 그때는 다른 어떤 자산보다 금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