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은행 단독인수에 절실하고 중형지주사 경쟁 점화
- 설립요건충족도 등 부산이 앞섰지만 레이스 초반불과
[뉴스핌=변명섭 기자] 부산은행이 단독 금융지주사 설립을 공식화하고 나서 그동안 지방은행 공동지주사 설립을 유지하던 대구은행도 단독 지주사 추진 쪽으로 돌아설 움직임이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부산과 대구 모두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독으로 다른 지방은행을 인수하기에는 투자가능 규모가 충분치 않은 등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지주사 설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어느 한쪽이 단독 지주사 설립을 가시화하는 마당에 지방은행계 중형금융지주사 경쟁으로 맞불을 놓지 않을 수도 없으므로 종합금융그룹화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두텁다.
부산은행은 3~4년 전부터 금융그룹화 전략 기반에서 지주사 설립과 경남은행 인수를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반면에 대구은행은 공동지주사를 추진하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단독 지주사 적극검토로 돌아선 상황이어서 두 은행간 경쟁 레이스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 경남은행 인수 위한 지주사 설립 맞불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총 자기자본에서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부산은행이 2조원, 대구은행이 1조 7000억원 가량이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이 다른 은행을 인수할 경우 총 자기자본의 30%만 활용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자기자본 100% 범위 안에서 M&A에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이점이 돋보인다.
시장의 평가를 종합해보면 경남은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고 지분 50%+1주의 인수를 가정할 때 인수자금은 총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인수를 위해 증자가 불가피하더라도 지주사로 전환 후 인수하게 되면 부담은 대폭 줄어들게 되는 것.
지주사 전환 없이 경남은행 인수여력 확보를 위해 증자에 나서는 것보다 적정수준의 자본확충과 더불어 지주사로 전환하는 편이 인수 경쟁엔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도 부각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부산은행은 지주사 설립을 3~4년전부터 꾸준히 준비해왔다. 이미 BS캐피탈과 BS증권을 설립했고 저축은행 인수도 타진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 18일 단독 금융지주사 설립을 진행 중에 있다는 사실을 공시를 통해 밝혔고 금감원과 이와 관련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그간 일본 지방은행의 지주사 설립에 대한 벤치마킹을 꾸준히 해왔고 준비를 철저히 해온 만큼 경남은행 인수를 위한 지주사 설립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도 지방은행 공동지주사를 설립하는 안도 열어둔 채 내부적으로 단독 금융지주사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난 2005년 부터 지방은행 공동지주사 설립을 적극 추진했고 이같은 안은 현재도 유효하다"며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단독 지주사 설립도 내부적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부산 발빨랐던 만큼 초반 레이스 앞서자 대구 뒷심에 주목
뒤늦게 대구은행이 단독 지주사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나섰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부산은행이 좀 더 이른 시점에 지주사 설립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은행은 공동지주사를 세워 경남은행 인수 등에 뜻을 이루려 했으나 부산은행이 거부하고 다른 지방은행들이 미온적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선택은 외길 수순에 가깝다는 게 금융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부산은행을 뺀 나머지 은행들과 함께 공동지주사를 설립하겠다는 카드를 여전히 들고 있긴 하지만 여러 은행과 추진하다보면 의사결정 과정 등 시간이 촉박하다.
이 때문에 적어도 단독지주사 설립 병행추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은행의 경우는 금융그룹화 진전이 아직 미미하고 지주사 설립 역시 공동지주사 마스터플랜 외에 구체화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정보사를 자회사로 갖추고 있는게 전부인지라 현재 상황에서 부산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금융지주사 전환에 성공한다손치더라도 비은행 분야 포트폴리오 면에서 뒤처져 있다.
부산은행은 선물사의 금융투자업 전환, 캐피탈사 설립 등으로 규모면에서나 비즈니스 모델상 균형미 등에 큰 진전을 이뤘다.
게다가 부산은행은 지주사 설립을 놓고 금감원에 구체적 문의와 협의에 들어갔으며 머지 않아 설립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익명을 부탁한 금융계 한 인사는 "부산은행은 지주사 설립을 위한 준비기간이 길었고 대구은행은 짧은 기간에 지주사를 단독으로 설립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주사 설립을 통한 경남은행 인수는 부산은행이 앞서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평가에 대구은행 관계자는 "어차피 큰 판으로 보면 지역기반 종합금융그룹화로 대형화 겸업화 경쟁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것이 멀고 긴 레이스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이제 겨우 초반인데 조금 앞섰다고 해서 승부를 점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강조했다.
부산은행, 대구은행 어느 쪽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느냐에 따라 자산규모 50조원이 넘는 거대 지방은행계 금융그룹 탄생이 좌우될 예정이다. 당연히 금융계와 시장참여자들은 이들의 레이스를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