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IPO 담당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회계 시스템 선진화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 기업의 '일생'을 함께 한다는 각오로 수차례 많은 기업들을 만나보지만 맘에 드는 회계장부 하나 발견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는 얘기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외부 감사를 받지 않고 장부 관리도 마음대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업체를 만나보면 '원하는 대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
국내 상장한 중국 기업들은 지난 4월 발생한 '연합과기' 사태로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당시 연합과기는 '외부감사 결과 비적정 의견을 받을 것이라는 루머'의 진위를 묻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대해 즉각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는 곧 중국기업들의 회계상 문제에 대한 우려로 확대됐다.
이로인해 국내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주가는 줄줄이 급락했다. 그렇지 않아도 부정적으로 비춰졌던 중국 기업들의 회계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전면으로 부각된 것이다.
연합과기는 가까스로 퇴출 위기를 면했지만 중국기업 전체로 불똥이 튀면서 함께 위축되는 현실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국기업 신뢰도 하락의 단초를 제공했던 연합과기 사태가 회계상의 문제 보다는 대주주간에 벌어진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소와 회계법인등의 철저한 검증절차를 통해 국내에 상장됐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신뢰도는 담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 中기업, 신뢰도 현주소는 '1960년대'
국내 시장 상장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호감은 단연 으뜸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중국 기업들의 상장을 준비하는 주관사들은 "생각보다 투명성 제고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며 현장 작업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국내 상장 작업을 진행할 경우 일단 중국에서의 감사 자료를 다 뜯어고쳐야 할 만큼 재무 자료에 대한 신뢰가 어렵다"며 "중국은 주먹구구식으로 된 장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일이 손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60~70년대 국내 기업들이 그러했듯 작은 회사의 경우 자금이나 배당 등에 대해서도 투명성보다는 편리성을 앞세운 개념이 지배적이다보니 신뢰도에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
최근에는 기상장 업체들의 사례를 통해 중국에서도 국내 상장 규정이나 대응에 대해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선진화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일치된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현지의 감사 보고서를 전혀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이러한 부분이 중국 내부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중국 기업들이 상장된다고 해도 불안감은 여전히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증권사 IPO 관계자는 "기업의 규모와 경영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회계제도 자체의 신뢰도는 많이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중국 자체적인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 외에 우리가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이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상장중국기업 신뢰도 갖췄다"
하지만 국내 상장시 충분한 적격성 심사와 검토가 이뤄지는 만큼 일단 상장 절차를 통과한 업체에 대해서까지 무조건적인 불신을 가지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말 외국법인의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 회계처리기준을 국내회계기준(K-GAAP), 국제회계기준(IFRS) 또는 미국회계기준(US GAAP)으로 제한한 바 있다.
또 회계감사인도 상장 이후 3년간 변경을 제한해 품질 저하를 방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연합과기 사태도 내부를 보면 회계감사보다 1대주주와 2대주주 사이의 다툼이 본질적이었던 것"이라며 "중국 회계장부의 신뢰를 문제삼는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상장 요건이 원칙적으로는 같은 수준인 데다가 자격을 강화했기 때문에 국내 기업에 비해 회계처리에 있어 신뢰가 떨어진다고 할 근거는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본적으로는 국내든 해외든 거의 같은 수준이 적용되는 만큼 심사 이후 회사 문제는 국내에서도 같은 조건이라고 보면 된다"며 "시장의 건전성과 투자자에 대한 보호도 중요한 만큼 꾸준히 이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