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이 다음 M&A 주축, 외국인주주 설득 변수
[뉴스핌=한기진 기자] “외환은행도 좋고 우리금융도 좋고.”
한 대형은행 고위 임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인수합병(M&A) 방향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상을 못박지 않았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달라지 수 있다는 메시지다. 그는 은행권 M&A 한가운데 놓여있는 은행에 적(籍)을 두고 있다.
◆ 갈팡질팡 은행권 M&A
KB금융 어윤대 회장 후보가 우리금융은? “관심있다”, 외환은행은? “없다”며 확실한 의사표시를 했지만 원하는 바대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이달 말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확정키로 했던 금융위원회였지만, 예전보다 기세가 덜한 낌새다. 금융위 한 고위관계자는 “예정대로 할 수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아니라고도 못한다”고 했다.
당초 우리금융발(發) 메가뱅크 탄생을 공표했던 금융위의 기세가 최근 주춤하는 데 대해, 금융권 일각은 관치금융 논란을 걱정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어윤대 회장 후보의 희망대로 M&A가 풀려간다면 이런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 붙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금융위는 M&A 시장이 크게 벌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경쟁구도가 연출되면 시장에서 마무리되는 모양세가 되고, 금융당국은 한발 비껴 서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결국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봐야하는 데 M&A 시장이 저절로 확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KB금융은 자본자본잉여금만 무려 16조4000억원으로 언제든 뛰어들겠다며 자신감에 넘쳐있다.
◆ KB금융 다음 타자는 하나금융
‘KB금융+우리금융’ 조합이 성공한다면, 시장의 관심은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노릴 것이 확실시 된다.
하나금융은 타 은행에 비해 고객층 측면의 기반이 밀리고 성장의 한계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의 유상증자 소식이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는 것도 타 은행 인수를 위한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하나은행 한 간부는 “출범 때부터 비교적 소득이 높은 고객층을 타켓으로 하다 보니 은행기반이 한정돼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합치게 된다면 KB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구도가 다시 형성될 공산이 크다.
다만 하나금융은 최대주주인 외국인들을 설득하는 통과의례를 무사히 거쳐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M&A를 강력히 원한 어윤대 회장 후보가 선임된 다음날 주식시장에서 KB금융의 주가가 하락했던 사례에서 보듯, 하나금융은 시장이 납득할 만한 M&A 시나리오를 제시해야 한다. 외국인 주주들이 자신들의 주주가치 하락을 용인할 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금융의 민영화 과정에서 매각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고 이를 놓고 KB금융과 하나금융 중 누가 힘에서 밀리지 않느냐가 은행권 구도재편의 키를 쥘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