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15일 이후에는 재무구조평가위원회에서 무조건 대응책 마련에 들어간다."(외환은행)
외환은행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을 놓고 빚어진 현대그룹과의 갈등에 대해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팽행한 대치양상을 보이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대기업계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사례 가운데 단 한 번도 평가결과를 뒤엎는 일이 없었다며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룰은 깬 것은 현대그룹"이라며 (현대 쪽에서)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14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현대그룹이 "주채권은행을 바꾸겠다"고 뜻을 전하고 이에 "주채권은행제도가 생긴 이래 여신규모가 적다는 이유로 바뀐바 없다"는 은행쪽이 반박하는 '공문공방'을 벌인 이후 단 한 차례의 협상도 벌이지 않았다.
서로 강경한 입장만 내세울 뿐,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없다. 공문을 통해 밝힌 내용 말고는 어떠한 대안도 없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한 간부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빨리 체결하자고 완곡하게 요구하는 게 전부다"라고 했다.
그는 "현대그룹은 약정체결 자체를 거부하기 때문에 15일을 넘기면 재무구조평가위원회를 통해 채권단의 공동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내밀 수 있는 카드에 대해 외환은행은 반드시 '약정체결' 원칙에서 물러나지 않으면서 다만, 약정에 들어갈 조건에 대해서는 '협상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약정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현대그룹과는 생각하는 바가 전혀 다른 것이다.
외환은행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데는 구조조정의 '룰'을 깰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번 재무구조개선 약정은 주채권은행들이 41개 대기업 그룹계열의 지난해 12월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모두 동일한 원칙을 적용했다는 것이 채권은행단의 시각이다.
따라서 현대그룹측 생각대로 주채권은행을 바꾼다면 재무구조평가를 다시 받아야 하고 평가작업을 마친 이상, 현대그룹만 평가기간이 달라지거나 한 번 진행한 평가를 또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타 그룹계열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채권은행들과 공동으로 마련한 원칙도 현대가 깨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은행계 일각에서는 외환은행에 대해 지나치게 원칙에 얽매여 구조조정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형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실물이 우선이고 금융은 그림자인데 은행이 나서서 기업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금융을 가진 사람이 함부로 실물을 건드려서는 안 되고, 구조조정은 기업이 잘되게 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