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헝가리 사태 등 유럽발 재정위기 문제가 동유럽권으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생겨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누그러지고 있다.
또 이와 맞물려 봄기운이 완연하던 미국이 고용지표 부진이라는 악재를 만난 것도 시장의 '금리동결론' 예상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별개로 국내경제는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은 8% 이상으로 급성장하며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정부나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의 기준이라고 누누히 밝힌 민간소비나 고용문제도 순조롭게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경기회복에 따른 철강재 수요 증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생산자물가가 7개월째 상승하는 등 인플레 압력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필연적 이유와 보이진 않지만 다가올 수도 있는 공포 사이에서 시장참가자들은 갈피를 잡기 어려운 형편이다.
◆ 6월 금통위 대비, 하지만 '기준금리 동결' 예상 지배적
지난 5월중 시장금리는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이유없는 랠리를 보였다.
비둘기 파로 알려진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에 대한 기대에 유럽의 재정위기라는 확실한 금리인상 지연의 이유가 더해지며 시장참가자들을 매수로 이끌었다.
시장참가자들은 "금통위를 앞두고 과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흐름에 올라타야만 했다. 금통위 이후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조금이라도 쌀 때 담아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온건한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했던 김중수 총재는 중립 이상의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시장참가자들은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하고는 담았던 물건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달에는 좀 달라보였다. 지난달 믿었던 총재에 대한 배신(?)으로 인한 상처를 기억하는 듯 시장참가자들은 포지션을 보수적으로 이끌었다.
실제로 금통위 바로 전 주였전 지난 한주간 3년물 기준 시장금리를 10bp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통위를 사흘 앞두고 사정이 변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헝가리에서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개선될 것으로 밑었던 미 고용지표는 예상을 훨씬 밑돌며 시장에 실망을 안겨줬다.
출구쪽으로 다가서는 것을 인정하나 싶었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최근 남유럽 재정위기는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나라들에게 이를 늦추게 하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로 아직은 금리인상의 때가 아니라는 판단을 에둘러 표현했다.
◆ 대한민국, 금리인상 시기 또 놓쳤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 늦기전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연일 대립되는 모습이다.
물론 이달 금통위의 금리인상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매파적인 금통위가 이어질 것이라 해도 지난 달보다 조금더 출구로 다가서는 정도, 그 이상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하지만 '선제적'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이미 다수의 전문가들은 당장 금리를 올려도 이상해 보일 것이 하나도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 오히려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측은 호전된 경제지표를 그 근거로 지목하고 나아가 저금리의 폐해를 논하고 있다.
유례없이 낮춰진 금리가 16개월이나 유지되면서 불어난 유동성이 하반기에 집중될 인플레이션 압력들과 더해지면 상황이 걷잡을수 없이 흐를 것이라는 우려다.
김중수 총재가 지난 금통위에서 언급했던 'GDP갭'의 플러스 전환 역시 금리인상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모습이다.
물론 1/4분기 성장이 지난해 1/4분기 4.3%의 역성장을 보인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동성이 많이 풀린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으로 가야할 통로를 DTI나 LTV 등 미시규제로 차단하는 등 자산버블의 원인을 사실상 제거한 상황에서 물가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오히려 금리인상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더 나아가 하반기 경기둔화의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 자명한 상황인 만큼 금리인상의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애널리스트는 "여건은 이미 지난 4/4분기에 갖춰졌고, 지금은 오히려 갖춰진 여건들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긴축이 아니라 정상화라면 금리인상의 조건중 부족한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도하다고 느끼는 이례적인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일 것"이라며 "오히려 부동산 시장붕괴에 대한 두려움, 지방건설사들, 이자가 부담스러운 가계 등 걸림돌이 부각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애널리스트 역시 "하반기 경기모멘텀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연간 성장률은 5%를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라며 "그에 비춰보면 현재의 기준금리는 크게 낮고, 금리 정상화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소폭 올릴 수 있는 여건은 이미 마련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경기사이클이 다시 둔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어 작년 연말이나 올해 초에 금리를 올리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그는 "유럽의 재정긴축으로 세계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커질 경우 금리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에 불필요한 충격을 주기 때문에 무리하게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