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유럽연합(EU)과 함께 1100억 유로(1360억달러) 규모의 대대적인 그리스 구제안을 내 놓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먼저 현재 그리스의 채무위기는 아시아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그리스가 정치적 합의나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유로존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고, 이는 유로존의 위기를 의미한다.
하지만 IMF는 그리스 구제안이 EU와 함께 진행되는 만큼 다른 나라에서 펼쳤던 경제 회복안 각본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스가 EU의 회원국인만큼 그들 스스로 기준금리나 통화 정책을 통제할 수 없는 것도 IMF가 그리스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설 수 없는 이유다.
현재 그리스가 경제를 회생시킬 수 이는 유일한 길은 경기가 민첩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인 만큼 IMF는 그리스에 대대적인 경제 개혁을 위한 국가 내핍 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서부 유럽이 수년간 정부의 지원 아래 일자리 보호 정책을 유지하는 등 경제 활동에서 정부의 역할이 컸던 만큼 긴축정책 실시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전 이탈리아 IMF 대표를 역임한 도미니코 롬바르디는 "그리스에 대한 IMF의 요구가 혹독하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많은 그리스인들은 IMF의 프로그램이 일종의 '금지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테네 대학의 시어도어 콜럼비스 교수는 "그리스 인은 자존심이 세며 외부로부터 강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내부의 저항도 여전히 높은 상태다. 그리스 부두 근로자들은 오는 31일 EU 회원국이 아닌 배가 그리스 선원 고용 의무 없이 그리스 부두를 이용할 수 있는 연안법 상정에 대한 반대로 파업을 계획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도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에서 정부의 재정 긴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바 있다.
특히 임금이나 복지 혜택을 줄이는 정책은 그리스 내부에서 더 많은 파업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그리스 기업 운영자나 교수, 그리고 그들의 고용인들이 보호받아 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그리스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긴축 정책으로 인해 우리 부모층이 희생하는 것은 감수할 수 있다"며 "하지만 향후 우리 아이들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라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IMF측은 그리스 내부의 시각과는 다른 입장을 내 놓았다.
존 립스키 IMF 부총재는 "그리스 정부와 많은 유권자들이 경제 회생을 위한 빠른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IMF-EU의 그리스 지원안이 정열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하더라고 많은 계층에게 폭넓게 수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1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를 정리한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발 재정위기라는 더 큰 도전을 또 다시 떠안게 됐다.
향후 IMF가 어떠한 힘으로 그리스 재정위기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WSJ는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