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럽은행들은 향후 발생할 지 모르는 자금시장의 경색 상황에 대비해 현금을 좀처럼 시중에 풀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영국 런던과 벨기에 브뤼셀 등 유럽 금융시장의 중심지에서는 지난달 은행권을 중심으로 회사채나 단기자금 대출 등 전체 자금 거래물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이들 은행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펀드를 통해 현금을 최대한 쌓아두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들은 주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의 국적으로 분류되며, 자국내 재정 압박 상황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유럽전역에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 금융시장의 자금사정은 ECB의 신용공여 정책으로 인해 근근히 유지돼 왔으나 최근 취약성을 드러내게 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는 분야는 단기 IOU 시장이다. 단기 IOU 시장은 은행들이 인수한 회사채를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시장이다.
영국 런던은 전세계 68개국 금융사들이 거래하고 있어 회사채 시장으로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최대 규모다. 하지만 이곳에서 최근 대형은행들의 채권 보유물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시장을 포함하더라도 회사채 시장의 거래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금융시장 리서치 전문업체인 딜로직과 런던 금융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페인과 포르투갈 은행들은 유로존 회사채 보유물량을 급격히 줄였다.
정확한 감소 물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딜로직 측은 각 은행당 최소 10억달러 수준을 줄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일랜드 금융시장에서 발행된 유로존 회사채 보유물량 역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감소세는 은행들이 불안정한 자금시장보다는 안정적인 고객들의 저축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유럽은행들은 미국 자금시장에서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최근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해 이들 은행들은 유럽 회사채 시장을 떠나 미국 시장으로 발빠르게 이동 중이다. 특히 이달 들어 최근까지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의 거래된 1조달러 가운데 약 3분의 1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미국 자금시장에서 MMF 등 단기상품이나 회사채를 사들이는 기관투자자들은 유럽 채권에 대한 매수세가 둔화된 상태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이후 한달여 동안 미국 금융권이 보유한 유로화 표기 회사채 물량은 약 320억달러 줄어들며, 비율로는 15%나 감소했다.
또한 유럽 은행들은 서로간의 자금대출을 꺼리고 있다. 주된 이유는 은행들의 예금보유 수준의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단기 자금의 경우 이같은 경색현상은 심화되고 있으며, 대부분이 ECB의 오버나잇 물량에 자금을 쌓아두고 있다.
은행들은 ECB에 자금을 묻어둘 경우 이자율은 0.25%에 불과하지만 사실상 부도가 날 리스크가 전무하다고 할 수 있어 특히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