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10월 16일 KODEX200, KOSEF200 2종목이 역사적인 첫 상장을 한 이래 7년여만에 57개로 늘었다. 순자산총액도 3400억원에서 5조원을 육박하는 수준으로, 운용사도 2개사에서 12개사로 각각 증가했다.
코스피200지수와 반도체, 자동차, 은행 등 주식섹터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부터 채권 그리고 최근에는 레버리지, 인버스까지 다양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입맛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재미가 생긴 것이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 뉴스핌(www.newspim.com)은 이처럼 발전하는 ETF 시장의 현황을 점검하고 주요 자산운용사 담당자, 인기 상품을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뉴스핌=김성덕 기자] "주가지수는 오르는데 내가 산 주식은 왜 허구한 날 죽을 쑤는 거야!"(주식투자자 A씨)
"안정적이라고 해서 펀드에 가입했는데, 제대로 굴러가긴 하는 건가?"(펀드가입자 B씨)
주식투자를 해 본 경험자라면 A씨와 같은 푸념을 입버릇처럼 내뱉기 일쑤다. 특히 초보 주식투자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택하게 되는 것이 보다 안정적인 펀드다. 펀드매니저라는 전문가가 내 돈을 대신 굴려 수익을 내주는데, 이것도 마냥 손놓고 있다가는 큰코 다치기 일쑤다. 최근 펀드 대량 환매 사태는 무분별한 펀드 유치와 가입의 부작용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의도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서모씨는 최근 ETF 매력에 푹 빠졌다.
직접 주식투자를 할 때처럼 개별종목을 분석하느라 골머리를 싸맬 필요도 없고, 투자금액이 많지 않아도 충분히 즐기면서 할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매달 월급에서 조금씩 떼어 내 투자하다보니 친구들에게 술 한 잔 살 용돈 마련도 가능하게 됐다.
서씨는 “ETF는 주식초보자라도 HTS로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투자수단”이라고 입에 칭찬이 마르지 않는다.
◆ ETF, 적은 비용으로 시장을 산다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는 주식 직접투자와 펀드투자의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만을 결합한 금융상품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ETF는 글자 그대로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놓았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각 상품마다 종목코드(예:KODEX 200-069500)가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상품의 경우 KOSPI 200지수를 벤치마크(추적지수)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실제 지수 전체를 산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지수의 성과가 곧 투자성과다. 시장전체나 특정업종들을 묶은 바스켓별 각 추적지수의 성과가 ETF 1주당 가격에 그대로 반영돼 투자성과가 명확하다.
1주를 사더라도 시장전체를 사는 개념이므로 주식투자처럼 업종을 잘못 골라 낭패를 보거나 시장에서 소외될 일이 없다.
삼성자산운용 김두남 ETF운용2팀장은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20~30년 후에 안 망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 아니냐”며 “그러나 ETF는 우리 시장 전체를 사는 것이므로 매우 안전하고 초장기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ETF의 또 하나의 장점은 낮은 수수료다. 일단 운용보수 수준이 일반 주식형펀드나 일반 인덱스펀드보다 낮다.
ETF 매도시에는 일반 주식매도시 부과되는 거래세(0.3%)가 면제돼 거래비용이 낮아진다(단 2012년부터 0.1% 거래세가 부과된다). 여기에 덤으로 불필요한 주식매매를 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거래의 투명성과 운용의 투명성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ETF는 환매기관이나 환매수수료가 없고 개장 시간에는 언제든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수량만큼 매매할 수 있다. 펀드의 구성종목과 각 종목의 비중, 보유수량 및 가격 등은 매일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 탐욕을 다스려야 장점 충분히 누린다
그렇다면 ETF의 단점은 없는 걸까?
가격이 매일 공개되고, 주식처럼 언제든지 매매할 수 있다보니, ETF 역시 ‘탐욕’과의 싸움이 불가피하다.
김두남 팀장은 “펀드는 가입해놓고 장이 빠져도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고 잊고 살 수 있어 자연스럽게 장기투자가 가능한데 ETF는 그렇지 않다”며 “매일 가격이 확인되니까 손이 근질거릴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혹자는 ETF를 21세기 최고의 금융투자상품이라고 하는데 '인덱스펀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한 학자는 ETF는 장기투자의 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자신의 욕망을 잘 다스리면 적절히 활용해 좋은 성과가 가능하지만, 안 될 경우 계속 매매만 하다가 손실이 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에는 레버리지 개념을 도입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레버리지ETF나 주가 하락장에서 오히려 수익을 얻는 인버스ETF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수익만큼 리스크가 높아 ‘선수’들이 아니면 아예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인덱스운용팀 김형도 대리는 “레버리지ETF나 인버스ETF는 장기투자가 기본적 목적인 ETF의 성격과는 조금 다른 것”이라며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두남 팀장도 “지금 같은 변동장에서는 큰 수익을 낼 수 있겠지만 이왕 할 거라면 선수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