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고용 등 경제성장과 관련한 문제에도 적극 관여하려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모델로 한은법이 개정될 가능성이 큰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KERI)에 따르면, 경희대학교 안재욱 대학원장(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은 지난 16일 KERI 칼럼을 통해 "현재 한국은행법 1조는 한은의 목적을 '물가안정'으로만 명시해 놓고 있는데 김중수 신임총재가 밝힌대로 고용 등 경제성장과 관련한 문제에 관여하려면 한은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은법이 개정된다면 그것은 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고용 및 성장률 제고를 통한 국민경제 발전'이 포함돼 있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하 연준)의 모델을 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우리의 중앙은행 모델로서 미국의 연준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짚어볼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역사를 보면 금융시장의 교란의 중심에는 항상 미국의 연준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1930년대의 대공황과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근본 원인은 연준의 잘못된 통화정책에 있다"며 "경기침체를 회피하고자 연준이 통화팽창정책을 씀으로써 과다하게 발행된 통화가 과열과 붕괴의 순환을 일으켰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찬가지로 ▲ 1960년대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맞았던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 ▲ 1980년대의 인플레이션 ▲ 1990년대 말 닷컴버블의 형성과 붕괴 등도 모두 연준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안 원장은 "이처럼 연준이 반복적으로 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은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있어서 중앙은행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고용 및 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경기변동이나 다른 거시경제 변수의 변화를 파악하고 화폐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통화량을 잘 조절해야 하지만 화폐수요 추적에 있어서 각종 정보문제로 인해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성공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존재하는 시차문제나 정확한 통화승수 값 산출이 불가능한 점 등이 성공적인 통화량 조절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어 "이와같은 문제로 화폐가치가 불안정해지면 경제에 많은 부작용이 생긴다"며 "잘못된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시장경제의 원활한 작동을 통해 경제를 발전ㆍ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화폐가치가 왜곡되지 않도록 통화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현 중앙은행체제에서 통화관리를 잘 한다는 것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기초한 준칙에 따라 통화정책을 수행하면 되는 것이지, 중앙은행이 경기조절을 위해 재량적으로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고용'과 '금융 안정'을 추구하며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모델은 이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안 원장은 이에 "미국의 FRB 모델은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