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 차기 총재로 김중수 주OECD정부대표부 특명전권대사가 내정됐을 때 채권시장만 반응을 하고 외환시장은 "중립적"이라며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오히려 최중경 대사의 경제수석 내정에 대해 채권시장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반응인 반면, 외환시장의 반응은 매우 직접적이고 즉발적이다.
이는 최중경 경제수석 내정자가 재정부 제 1차관 시절 강만수 장관과 더불어 '고환율 정책'을 강하게 폄에 따라 국제유가 급등 등 물가 급등 논란으로 물러나는 등 외환시장과 '악연'(?)이 있기 때문이다.
최중경 수석 내정자는 과거 재정부 제1차관 때 과감한 외환시장 개입으로 '최틀러'라고 '히틀러'를 비유한 별칭으로 불리울 정도였다.
물론 그것이 지난 IMF 외환위기 시절을 겪으면서 생겨난 경제 관료로서 지당하게 가져야 하는 애국심의 발로이자 일종의 부채의식이 더해진 책임감에 따른 것이지만 경직성은 결국 부러져 손실을 키웠다는 것 또한 경험했던 바이다.
이런 전력 탓인지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로 당국의 외환시장 정책 방향이 변화될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고환율 정책 일변도에서 유연성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깍아내리기도 했다.
이같은 시장의 반응은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이 "언제든 다시 복귀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경제수석에 적임자"라며 환영 일색의 반응을 보인 것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최중경 내정자가 예전의 실수를 반면교사삼아 다시 무리한 정책을 집행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또 시장의 힘을 너무 거스르려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충고했다.
다른 외국계 은행 딜러도 "외환정책이 가져오는 부의 이전 효과는 완전 무시하고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신념이 너무 강했다"며 "이런 사고가 굳어져, 유연성을 희망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폄하했다.
반면 최 내정자가 과거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 시장의 힘을 강제로 거스르지 않기를 바란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물론 경제수석의 업무 범위가 넓어 환율 문제나 외환시장에만 그를 가두려는 태도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가뜩이나 외국인들의 외자유출입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개입과 규제' 일변도의 시각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다.
강만수 전 장관도 그렇지만 현재의 시장이 현물 위주의 시장이 아니라 현선물을 포함한 파생상품 시장까지 시장의 영역이 커졌고, 자본시장 통합법이 지난해 발효되면서 주식 외환 채권 상품 등 이해관계가 복잡해졌기 때문에 일방적인 정책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른바 아직도 법정에서 공방이 치열한 '키코'(KIKO) 사태에서 보듯이, 글로벌 시장의 흐름이나 경제 펀더멘탈에 크게 역행할 경우 기업은 물론 은행 등 금융권까지 존망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현실적 경험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글로벌 위기 시절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폭적으로 유동성을 풀었고, 기본정책금리가 초저금리 상황에서 장기간 유지되고 있어 이른바 자칫하면 버블에 취하기 쉬운 상태이다.
글로벌 위기가 '시장의 실패'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만을 부각할 경우 그 전에 있었던 '정책의 실패'로 야기됐던 이명박 정부 초기의 패착을 다시 되풀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요구된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가 성장에서 물가안정으로, 그리고 글로벌 위기 극복으로 전해오면서 녹색성장과 친서민 중도실용노선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서비스업 선진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제1의 국가목표로 삼은 상황에서 고환율만을 주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고환율 정책이 이미 글로벌화한 대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변질될 경우 시장과 더불어 정부 정책당국 내에서 갈등이 커질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G20 정상회의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면서 세계의 이목이 주목되는 상황에서 소아적 고환율 정책을 펼 경우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주도하며 글로벌 경계를 선도했던 '보호무역주의'를 역으로 부추기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는 유연한 정책을 구사해 달라는 주문이 많다.
국내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경제관련 인사에 환율 상승을 지지하는 인사가 내정된 만큼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연초부터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재정부나 한은 등 외환당국이 비교적 유연하게 대응했던 만큼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이것저것 감안해서 경제수석 인사를 했을 것"이라며 "(시장과도) 큰 마찰 없이 해나갈 것"이라고 신뢰감을 보였다.
한편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인선이 어느 정도 환율 지지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또 다른 외환관계자는 "한은 총재나 최중경 경제수석 내정자나 개입 강도 면에서는 이전에 비해 강해질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면서 "그렇다면 환율 하락 속도는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