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월 금통위, 기준금리 2.0%로 13 개월째 동결
3 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했다. 13 개월째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깜짝 인상은 없었다.
▷ 이성태 총재의 평소 생각과 소회를 밝혔던 마지막 금통위 기자간담회
사실상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마지막 금통위였던만큼 시장도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기보다는 그동안의 소회와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것들을 조용히 듣기만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금통위원들이 어떤 컨센서스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대목에 좀 더 귀를 기울였던 것 같다.
일단 동결 배경으로는 밝힌 부분은 통화정책방향 문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측면에서 수출과 내수의 회복세가 이어진 가운데 경기선행지수와 소비자 심리지수가 꺾인 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고, 물가측면에서는 예년보다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부분을 강조했다.
주택가격은 다소 올랐으나 거래는 부진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성장경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난달에 이어 남부 유럽의 문제를 거론했지만 약간 불안한 요소가 남아 있는 정도로 보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종합적으로는 정부의 재정확대가 중단된 이후 민간 투자 등이 얼마나 살아나는지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 기준금리 동결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평소 생각과 소회를 밝히는 부분에서는 크게 두가지가 인상적이었는데, 하나는 가계부채 문제를 간명하게 현재와 미래간 시간에 걸친 자원배분 문제로 설명한 부분이다. 생산성이 낮은 주택투자에 자원배분이 많이 되었고, 그 중간에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대출이 껴있는 것이므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즉 현재 소비보다 미래 소비를 선호하게 만들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고, 그래야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는 것이지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른 하나는 통화정책은 소신을 갖고 하는 것이 아니며, 상황이 바뀌면 그때 그때 주어진 조건에 맞춰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짧은 기억력으로 더듬어 보면 이성태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즐겨썼던 말은 “그때 그때”였던 것 같다. 'Sequential best’ 전략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다. 아마도 게임이론 수업에서 들었던 것 같은데, 구소련의 천재들은 우주로 날아갔다가 귀환할 때 통째로 최적경로를 계산했던 반면, 미국은 각 node 에서 최적경로를 구하는 Sequential best 전략을 추구했다고 한다. 이 총재의 “그때 그때”도 한국적인 표현으로 기억될 것 같다.
▷ 익숙함과의 이별, 낯설음과의 조우…3 월말부터는 새 한은 총재의 화법 적응기
이제 1~2 주후면 새 한은 총재가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시장은 새로운 총재의 화법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오해도 있을 것이고 과잉반응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당초 비둘기파로 분류되었던 인사가 새 한은 총재가 되었는데 인터뷰 등에서 물가 안정, 과잉유동성 등을 강조할 경우, 지극히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을지라도 시장은 착각하면서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기준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등의 표현을 쓴다면 채권 초강세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 한국은행 기준금리, 9 월 이후 미국이 인상한 뒤에나 인상할 전망
한편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9 월 이후 미국이 인상한 뒤에나 인상될 전망이다. 즉, 연말 최대 2.5% 정도를 예상한다. 아울러 시장금리는 적어도 향후 6 개월간은 작년 말에 예상했던 바와 같이 국고채 3 년물이 3.5%, 5 년물이 3.9%를 향해 하락세를 보이는 강세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새 한은 총재의 화법 적응기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양진모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