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뱅 앞둔 금융산업, 신한 철학·문화 계승 꾀한듯
[뉴스핌=한기진 기자] ‘정통성을 지키고 다음세대를 잇는 도약대이면서 거대한 문이 섰다.’
라응찬 회장(사진) 신한금융지주의 회장으로 사실상 4회 연속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지주 이사회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라응찬 회장 연임을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주주들의 신임을 받고 있는 라 회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재신임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로써 라 회장은 1982년 신한은행 출범때부터 지금까지 무려 20여년간을 CEO 자리를 지키는 영예를 누리게 됐다.
이미 라 회장 연임 가능성이 높다라는 분석이 많았다.
라 회장은 1991년 은행장에 취임한 이래 2001년 지주 회장 등 20년 동안 CEO로 지내며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일본계 주주들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라는 게 첫 번째 이유.
다음으로 내실성장과 해외시장진출 등 글로벌그룹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라 회장을 대신할 인물이 없다는 게 주주들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라응찬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킨 공로로 재일교포 주주를 비롯한 대다수 주주의 신뢰를 받고 있어 재추천됐다"고 했다.
하지만 신한지주의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은 라 회장이 물러나면 곧바로 지주가 외풍에 흔들릴 우려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전 신한지주 임원은 “오래전부터 신상훈 사장이 차기 CEO로서 훈련을 받으면 필수 단계인 일본 지점근무와 대외활동경험을 모두 쌓아왔다”면서 “하지만 현 금융산업을 둘러싼 분위기가 신 사장의 등장보다는 라 회장의 방패막을 더 필요로 했다”고 했다.
게다가 이번 연임에는 금융사적으로 또 다른 의미도 내포돼 있다는 지적이다.
신한지주에 정통한 금융계 한 고위관계자는 "라회장이 이번에 바로 바통을 넘기는 것보다 차세대 경영구도를 확고히 하는 것이 모두에게 필요한 순간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신상훈 사장이 일본근무, 업적평가 대상 수상에다 은행장직과 지주사 사장직 수행 등 CEO수업을 거의 다 거친 것은 사실이지만 그야 말로 최고경영자직을 승계할 여건이 완전히 숙성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신한지주가 국내 금융권 선두권을 다투는 대표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는 배경이 됐던 강점이면서 임직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기도 한 원동력은 경영철학과 기업문화의 연속성이다.
한 자회사 고위 관계자는 "(라 회장 연임에 대해)그래야만 현재의 강점과 저력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더욱이 금융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여건이 결코 간단하지 않고 거대 판도변화 가능성이 대두한 상황인지라 승계보다 후계구도를 확고히 하는 선택이 적절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라 회장이 사실상 회장에 재선임되면서 이사회 의장직은 다른 인물이 맡게 됐다.
이사회는 이날 '은행 등 사외이사 모범규준'을 회사 정관과 이사회 규정, 사외이사추천위원회 규정 등에 반영해 '사외이사 운영 규정'을 제정했다.
또 현재 12명의 사외이사 중 8명을 퇴임시키거나 교체하고 4명을 신규 선임해 총 8명으로 감축할 방침을 세웠다.
이사 후보에는 상근이사로 라응찬 현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다시 추천됐고, 비상근이사로 류시열 씨가 신규 추천됐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기존 전성빈, 윤계섭, 김요구, 정행남 이사 4명이 재 추천됐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김병일, 히라카와 요지, 김휘묵, 필립 아기니에 등 4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