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유로존과 유로화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스페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 몰락하는 유로존 4대 경제 대국
유로존 내 4대 경제대국인 스페인의 실업률은 최근 19%에 이르고 있다. 이와 함께 스페인은 거대한 주택시장 버블과 기록적인 대외 채무 및 재정 적자 부담에 직면해 있다.
스페인의 GDP는 지난해 3.6% 감소했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반세기만에 가장 깊고 오랜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 국민 아홉 명 가운데 한 명은 최근 2년동안 일자리를 잃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스페인 경제의 위기는 지난 1999년 출범한 유로존에게는 최대 약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스의 재정적자 위기는 유로존 내 경제가 취약한 국가들에게 전이되면서 이로 인해 스페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스페인 스스로 자국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스페인은 자국 통화 가치의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로화의 가치는 독일과 같이 크고 경쟁력이 높은 수출 경제의 입김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페인 정부는 이자율을 낮추거나 화폐 공급을 늘려 경기부양을 추진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역시 독일의 영향력이 큰 유럽중앙은행(ECB)의 결정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스페인은 유로존의 결정 없이 독자적으로 절세나 정부 지출확대 등의 경제 회복 조치를 취할 수도 없다.
◆ 위기발발시 구제금융 투입규모 '막대'
스페인은 이미 막대한 경기부양 지출을 집행한 바 있으며, 이미 지난해 예산 적자 규모가 국내 총생산(GDP)의 11.4%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향후에도 국채 매각을 통해 추가 자금을 조달하려 하고 있지만 스페인 국채를 사들이는 투자자들은 그리스의 디폴트 전망에 따라 더 높은 추가이자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기업재단(AEI)의 데스몬드 라크만 연구원은 "스페인 문제는 유로화의 존립을 좌우하는 테스트가 될 것"이라며 "만약 스페인이 엄청난 위기상태라면 유로존의 통합을 유지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스페인 경제가 심각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위기상황이라는 지적을 일축하고 있다.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경제 장관은 최근 회견에서 "스페인 경제의 펀더멘털은 굳건하다"며 "스페인의 대형은행들은 건전하며, 경제 통계지표들도 신뢰할 만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의 상황도 활발해 수출시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스페인은 재정 위기 발생 시점까지 예산 흑자를 유지해왔으며 정부 부채도 매우 적은 폭으로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유로존의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는 필요할 경우 그리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조6000억달러에 이르는 스페인 경제 규모는 경제 위기를 맞고 있는 그리스나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경제 규모를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이다.
따라서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은 이들 국가에 대한 구제금융 규모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BNP파리바의 분석에 따르면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통해 스페인의 재정위기를 일소하는 방법이 가능하다고 전제할 경우, 투입되어야 할 비용은 27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규모는 그리스의 680억달러, 아일랜드 470억달러, 포르투갈 410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 소요 규모에 비해서 엄청난 것이다.
◆ 스페인의 3가지 선택.. 유로존 운명은?
일부 전문가들은 스페인은 재정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페인의 금융시장 분석기관인 AFI의 에밀리오 온티베로스 대표는 올해 하반기 경 스페인의 경제 회복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은 프랑스와 독일의 회복세에 따라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며 "지난 1990년대 말과 같이 실업률은 20%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세 가지 선택의 길이 있다고 지적한다. 먼저 첫번째 가능성은 스페인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음으로써 경제를 악화시키고 결국 국가 디폴트로 향해 가는 것이다.
반면 두번째 가능성은 정부가 더 적극적인 대책을 추진해 재정지출을 줄이고 긴축정책을 통해 고용시장을 개선하고 공급 측면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미구엘 앙헬 페르난데스 오르도네스 스페인 중앙은행의 총재는 지난 23일 정부가 시급한 조치들을 통해 예산 적자를 줄이고 노동시장을 개혁하자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세번째 선택은 스페인이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이다. 앞서 AEI의 라크만 연구원은 대단히 비관적인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는 스페인의 경제 회복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스페인이 자국통화 회복을 선언하면서 유로존을 이탈해 결국 유로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그는 이같은 조치로 스페인은이 자국통화 가치 하락을 꾀하고 수출경쟁력 회복을 통해 경제 회복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스페인을 포함한 어떤 정부도 유로존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선택을 하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