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쟁력강화 없이 출발만, 전략부재 겹쳐 반쪽 효과
- 겸업시너지 살리고 글로벌 다각정벌 대변신 꾀해
[뉴스핌=한기진 기자] ‘금융빅뱅(BigBang)’, ‘글로벌 금융그룹 도약’, ‘구조조정,’ ‘은행 살생부’….
2000년 10월,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도입되자 연일 신문을 장식했던 기사 제목들이다.
당시 금융기관들간 짝짓기는 타의가 작용했지만 금융그룹의 탄생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다.
이듬해 3월 최초의 금융지주가 된 우리금융은 정부 주도로 한빛 평화 광주 경남은행이 합쳐졌다.
같은 해 신한금융지주도 출범하며 기세를 올리는 듯 했지만 2005년말이 돼서야 하나금융지주가 출범, 후발주자 탄생이 지연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로부터 10년 뒤. ‘금융그룹’이란 이름을 처음 달았던 지주회사들은 성공과 과제를 함께 안고서, 2010년판 금융빅뱅을 맞이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0년은 향후 10년에 대비한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라며 “거대시장의 출현 등 다가올 변환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 급 출발에도 규모성장 일궈
2000년 금융지주회사제도 도입이 촉진된 건, 부실 은행들을 솎아 내면서다.
은행간 인수합병이 자연스레 필요해졌고, 이 과정에서 대형화 겸업화가 이뤄졌다.
다만 M&A의 종착지를 유니버셜뱅킹으로 택할지 금융지주사를 할지, 갈림길에서 자회사간 방어벽이 확실한 금융지주형태가 동반부실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덕에 최선의 방안으로 선택됐다.
지주사는 모(母)회사가 수직적 방식이 아닌 메트릭스(matrix) 방식으로 자회사를 지배, 자회사간 상호 장벽 가로막는 구조를 만들어 위험전이를 막는 장점이 있다.
자회사끼리 출자나 신용공여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가 모델로 삼았던 선진 금융기관들은 수익기반의 한계극복을 위한 돌파구로 적극 활용했다.
이들은 은행 증권 투신 등 타업종간 합병을 함으로써 비용절감과 수익극대화를 이뤘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지주들은 변화에 걸맞는 내실과 경쟁력이 덜 갖춰진 상태에서 출발해상당 기간 통합에 진통을 겪어야 했고, 전략수립에도 애를 겪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총자산(우리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규모가 2001년말 156조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말 800조원으로 5배 이상 확대됐다.
여기에 최근 지주사로 전환한 KB금융(316조원)까지 가세하면 1100조원이 넘는다.
규모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 지주사 과거 10년 거울삼아 도약 노려
금융지주회사의 지난 10년의 성과를 따질 때 물어야 할 것 3가지는, 규모 확대, 수익 등 시너지효과, 조직체계 효율성 및 지배구조 안정성 등이다.
당사자인 금융지주, 은행의 은행인 한국은행, 금융산업의 싱크탱크(think tank)인 금융연구원 및 금융당국 모두 ‘아쉬운 면도 있지만, 도약할 수 있다’는 비슷한 지적을 한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연구원 등에 용역을 줘 금융선진화 비전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고민이 기저에 있어서다.
‘더 뱅커(The Banker)’지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세계 1000대(총자산 기준) 은행에서 우리나라 은행은 우리금융 81위, 국민은행 87위, 신한은행 89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순위가 가장 앞선 우리금융조차 총자산규모는 세계 1위 은행의 6.6%, 10위 은행의 12.2%, 50위 은행의 53.1%에 불과할 정도다.
수익원도 이자부문과 주력 자회사(은행)에 편중돼 있다.
선진국 주요 금융그룹의 전체 영업이익 대비 이자부문 이익의 비중은 50% 내외다. 하지만 국내 은행지주그룹은 평균 70%가 넘는다.
실제로 2008년 기준 HSBC그룹의 이자부문 이익 비중은 48%, JP모건체이스(Morgan Chase) 58%,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가 62% 수준인데 반해, 우리금융 96%, KB금융 88%, 신한금융 88%, 하나금융 70% 수준에 달한다.
자회사 중심의 기업문화와 법적 제도적 한계 등으로 뚜렷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없었던 게 이유다.
하지만 우리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낸 자신감을 무기로 과거 10년과는 다를 10년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