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하다고 여겨왔던 주문사고의 규모가 100억원대의 손실을 일으키자 현실적인위험지대를 그냥 방치할 수 없다며 안전 딜링시스템 보강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한 선물사 관계자는 "주문 거래의 실수가 어느 정도까지 막대할 수 있는지 경종을 울리는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여타 일반 선물 거래와 달리 월물간 타임 스프레드에 대해서는 증권사는 물론 선물사들도 무방비 상태에 가까웠다.
선물업 시스템 담당자들은 "지난해 증권사들이 선물업을 시작하기 위해 마련한 시스템에 거래소에서 마련한 규정 외에 특별히 타임 스프레드에 대해 사내에서 자체 보완해놓은 장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일반적인 국채선물 등 거래에서는 수량이나 가격제한선을 두고 관리하고있다.
또 일부 선물사에서는 시장가와 현격하게 차이나는 주문을 입력하려하면 경고메시지가 뜨거나 아예 주문이 나가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해놓고있다.
하지만 스프레드 거래의 경우 통상 1년짜리 만기는 터무니 없는 가격에 내기도 해 타 거래처럼 시스템 자체에서 제한을 두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동안 나름대로 '안전장치'라고 시행해온 것이 경험이 많은 딜러들이 주문을 담당하거나,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A 증권사 임원은 "스프레드 거래는 워낙 말도 안 되는 가격에도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제한선을 둔다는 데 대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큰 건수의 주문일 경우 딜러가 큰 소리로 숫자를 읽으며 실수를 방지하는 등 원초적인 차원에서의 방어가 전부였다"고 전했다.
◆ 너도나도 '반면교사'...보완 작업 분주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별다른 안전조치가 없었던 타임 스프레드 거래에 대해서도 주문 과정에 일정 제한을 두도록 하는 시스템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타임 스프레드가 속도를 요하는 거래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경고창을 한 번 더 띄우는 정도의 제한은 사실상 무의미하다"며 "시장의 변수를 고려해 일정선에서 가격 제한을 묶음으로써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손실폭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C 증권사 관계자 역시 "가격폭에 대해 제한을 두어 일정액이 넘으면 아예 주문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대형 선물사 역시 수량이나 가격에 일정 기준을 정하고 내부적으로 잠금장치를 설치함으로써 손실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이 선물사 관계자는 "이유를 막론하고 피해 가능성이 확실히 입증된 이상 필요한 보완이며 몇몇 선물사들도 이러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리테일 매매의 경우 이미 장치가 일반적으로 돼 있지만 최근에는 자산운용사나 법인 고객들 매매에서도 주문가격이나 수량이 월등히 클 경우 경고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업무담당 직원들에 대한 상품 교육도 한층 강화해 사전예방에 나서고 있다.
적어도 상품 단위에 대해 착오를 일으켜 어이없는 손실을 발생시키는 실수는 막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의한 것이다.
이는 이번 사고의 당사자인 미래에셋증권 역시 뼈아픈 실책을 바탕으로 한층 내부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교육을 철저히 하는 방식으로 사후처리 및 예방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 이번 사고가 시스템상의 오류와는 무관한 이상 특별히 시스템을 보완하는 작업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 주문 실수, 개선책은 없나?
한편 일각에서는 증권사나 선물사의 자체 시스템 뿐 아니라 한국거래소 차원에서 적극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거래소 규정은 장내 거래의 특성상 거래 상대방에 대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주문 실수일 경우라 해도 체결을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돼 있다.
시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거래를 익명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어겨질 경우 시장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의 경우 예외의 규정을 적용시키는 사례도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거래소인 CME의 경우 거래소 자체적으로 주문가격이 시장가와 과하게 차이가 날 경우 주문이 성사되지 않게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 또 이후에라도 실수임이 확인될 경우 자동 취소가 이뤄지게 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미래에셋처럼 주문 실수임이 명백할 경우, 리테일 거래는 예외로 하더라도 법인 및 자산운용사 거래에서는 체결 취소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일단 주문 실수에 대한 해외 각 거래소의 처리 방식 확인 작업을 시작으로 사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주문 착오 사례가 있어왔지만 이번에 발생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손해 금액이 커 이 부분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착오 거래 자체를 취소하거나 착오 주문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나눠 법적인 부분까지 고려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협회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 " 사고재발 방지를 위한 회원사 교육계획등 별도 프로그램은 아직은 없다"며 다소 무감각하게 대응하고 있는 상태다.
증권업계는 투자자, 회원사중심의 거래소운영을 표방한 첫 민간 수장인 '김봉수 이사장 체제'가 대규모 착오매매 재발 방지 및 사후 대책마련과 관련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