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명재곤 기자] "당시 달러선물 사자(매수)잔량이 한 10여초 정도 지속적으로 남아 있었어요. 잔량 취소도 가능했던 시간이었는데, 같은 브로커로서 안타까울뿐이죠"
지난 9일 달러선물 동시호가 때 선물딜러들은 자신들 눈을 의심했다. 무려 100배 차이가 나는 매수단가가 단말기에 떠있으니 대부분 의아해하면서 머뭇거렸고 손빠른 딜러는 최대한 물량을 풀었다.
결과는 미래에셋증권이 1분여만에 120여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측은 2월물 달러선물 매수단가 '80전'을 '80원'으로 잘못 입력했고 무려 1만5000계약(1계약당 1만달러)이 독수리가 병아리 낚아채듯 체결됐다.
1만5000계약이면 약 150억원 손실인데 약 3000계약은 잘 아는 회사와의 매매인지라 업계에서는 손실액을 120여억원으로 어림잡는다.
주문실수 보고를 받은 미래에셋증권 핵심경영자는 당일부터 '착오매매'의 손실 최소화를 위해 대량 거래를 체결한 A사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이해'를 구하고 있지만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법 테두리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타당한 방안'을 제시하면 내부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원칙적 입장만 미래측에 전달했고 미래에셋증권측은 '타당한 방안'찾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게 업계 내부 전언이다.
증권사가 선물영업을 직접 다룬지 얼마되지 않아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하자 증권업계는 물론 여타 금융기관과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등 제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주체들은 미래에셋증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외에서 나름대로 '평가'를 받고있기에 이번 사고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이 아차하는 순간에 회계상 100억원대 거액의 손실을 입은 것은 지울수 없는 치명적 기록이다.
주주들의 질책도 따가울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이머징마켓의 전문가를 자임하는 미래에셋금융그룹으로서는 이미지 타격 정도가 막대하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미래에셋측은 사고의 원인을 딜러의 착각일 뿐이지 다른 하자는 없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들도 미래에셋증권의 실수에 동정론을 펴기도 한다. "명백한 착오매매인데 100억원대 손실을 그대로 안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
그렇다고해서 '스캘퍼'가 활약하는 금융파생시장에서 이번 착오매매를 원상회복하는 것은 자본시장 룰에 정면위배하는 것이라 적극 동정론을 개진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현행법상 선물시장에서 착오매매에 대한 원상회복은 생각할 수도 없다. 그래서 미래에셋증권도 사고당일 한국거래소에 고객들 위탁계좌 손실을 자기거래 매매로 이관하는 식으로 법 테두리내 수습(고객보호)에 나섰고 주식회사인지라 손실 최소화를 위해 거래 상대방을 찾아 다니며 곤혹스러운 '이해'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 '타당한 방안'의 빛과 그림자
하지만 '법 테두리내 타당한 방안'을 찾아 매매쌍방간에 조율하는 것도 쉽지 만은 않다. 이미 당시 선물 매도측은 다음날 해당 상품이익을 이미 수익으로 잡고 회계상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등기이사들 '눈'들이 있기에 아무리 동종업계 동료의 간곡한 요청이라도 절대 가볍게 움직일 수 없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타당한 방안'을 마련해 피해자의 손실을 줄인다고 할 경우, 이익을 본 측은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수 밖에 없고 상식적으로 '타당한 방안'자체가 편법적일 소지가 있기에 이 또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고 꼬집는다.
'타당한 방안'의 내용이 무엇일지, 그게 이익을 추구하는 주식회사입장에서는 정말 '타당한 지' 등 문제 해결 움직임이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냉정할 수 있겠지만 모든 손실을 미래에셋이 떠안는 게 '타당한 방안'일 수 있다"며 "비싼 수업료의 교훈을 미래에셋측은 물론 금융기관 모두가 잊지 않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금감원측은 이와관련 "이번 사고는 미래에셋증권측의 단순실수로 파악하고 있으나 미래에셋측 마무리 과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딜러)들은 이번 착오매매 사고를 통해 국내 파생시장의 제도적 보완과 업계 내부의 딜링시스템 점검 및 보강이 진행되길 바란다. 미래에셋증권의 실수를 단순실수로 간과하지말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시장 딜러들의 목소리와 애환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고예방 대책은 '현장'에서부터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