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는 이날 의료기관 및 약국이 의약품을 보험상한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경우 차액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의료기관과 약국이 정부가 정한 가격보다 의약품을 싸게 구입할 경우에는 의료기관, 약국 그리고 환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도'가 올 10월부터 시행된다. 또한 의료기관과 약국에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구매하는 과정에서 제약사 또는 도매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되며, 해당 의약품은 건강보험 적용에서 제외될 수 있다.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상한금액이 1000원인 의약품을 병원 등이 900원에 구입한 경우 약가차액 100중 70원을 병원 등에 인센티브로 보장해주는 체계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제약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음성적인 리베이트의 심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절대 갑인 의료기관에 칼 한자루를 더 쥐어주는 꼴"이라며 "제약산업에 전반적으로 금전적 피해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일정부분 구조조정의 우려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업계는 이번 방안 중 쌍벌규정은 국회의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시행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문제시 삼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꼭 필요한 '쌍벌제'는 다른 규정과 달리 시행령 개정이 아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만약 '쌍벌제'가 병행 시행되지 않으면 제약업계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사가 살길을 찾기 위해 병·의원과 이면계약을 할 수도 있어, 쌍벌제가 시행되지 않는 이상 형태를 바꾼 리베이트는 계속 유지될 거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저가구매 인센티브제 도입 방침에 반발해 어준선 제약협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는 등 총력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는 한국제약협회는 16일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도에 대한 제약업계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시장형 실거래가상환제도는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리베이트를 심화시키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약협회는 "이 제도는 제약업계의 무한 가격경쟁을 몰고 올 것이며 수익 저하로 인해 연구개발을 위한 재투자 여력이 감소 함으로써 제약사들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며 "보험약가인하를 피하려는 제약사들과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의료기관간의 음성거래로 리베이트가 고착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약협회는 "결과적으로 향후 제약시장에 3조원 상당의 매출감소 충격이 가해지게 되고, 제약업종사자(2008년 기준 7만5000명)의 25% 인 1만8700여명의 일자리를 잃게 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 방안'이 국내 제약업계가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도록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 제약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인데다 여러가지 규제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수출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R&D(연구개발) 투자에 일정 부분 혜택을 준다고 하는 등 결국엔 글로벌화로 가는 중간단계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복지부는 이날 제약사의 R&D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R&D 투자를 많이 한 제약사에 대해서는 약가인하가 발생하는 경우, 인하금액중 최대 60% 상당액을 인하대상에서 면제해 주는 R&D 투자 유인대책을 5년간 시행키로 했다.
현대증권의 김혜림 애널리스트는 이날 "자연적으로 약가 인하 요인으로 작용해 특수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는 녹십자의 경우를 제외하고 업계에는 부정적 뉴스일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쌍벌제가 포함됨으로써 리베이트 근절 효과는 어느 정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하지만 이는 갑자기 새로운 뉴스는 아닌만큼 주가에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다"라며 "정책 규제의 강도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시행되기까지의 과정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