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중요도는 증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828조6910억원 중 이들 4대 그룹은 42.5%인 352조6146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18개사 25종목, 현대기아차그룹은 8개사 14종목, LG그룹은 11개사 16종목, SK그룹은 16개사 21종목이 각각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이에 인터넷 종합경제신문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지난달 중하순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에서 이들 4대 그룹주가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올해 시장에서 어떤 흐름을 보일지 등을 긴급 진단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뉴스핌=박민선 기자] 2010년 변화를 주도함으로써 '일등'으로 도약하겠다던 LG의 초반 스타트가 영 시원찮다.
합병을 실시한 LG텔레콤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연초대비 수익률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대비에서도 삼성, 현대기아차, SK 등 4대 그룹 중 가장 큰 폭의 수익률 하회를 기록해 체면을 구기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의 시가총액(5일 종가 기준)은 지주회사인 LG가 -17.4%의 하락률을 기록한 것을 필두로 LG생명과학 -15.3%, LG전자 -11.1%, LG화학 -10.3% 등의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6.9% 수준임을 감안할 때 LG그룹합계(-11%)는 60% 가량을 더 하회한 수준이다.
지난해 지주회사인 LG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69.6%가 증가하면서 좋은 결실을 거뒀다. 이는 구본무 회장이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LG의 저력을 확인한 한해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낼 정도로 훌륭한 선방으로 평가됐다.
특히 LG화학은 177.9%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도 각각 83.3%, 59.8%의 시가총액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LG는 올해 역대최대인 135조원의 도전적인 매출 목표를 수립하고 최근 수년간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성장을 이뤄낸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시장확대를 선포했다.
투자 규모도 창립이래 최대 수준인 15조원으로 확정했다. 변화를 주도하고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구 회장 및 최고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결단인 것이다.
◆ LG전자, 스마트폰 시장의 '루저'?
하지만 그룹내 시가총액을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큰 LG전자부터 2010년 출발을 삐걱대며 시작했다. 스마트폰 라인업 부재에 따른 휴대폰 사업 부진과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LG전자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2012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 도전을 선언했다.
지난해 말 신설된 스마트폰 사업부 관련 R&D 인력을 연내 휴대폰 연구인력의 30%까지 확대하는 등 조직역량 강화를 서둘렀으며 올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20여종의 스마트폰을 전세계에 출시한다는 전략도 내놓았다.
또 스마트폰 초기 사용자들을 위한 친근한 스마트폰 중심, 혁신적 성능과 디자인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기로 하는 등 휴대폰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시장은 쉽게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13만원대까지 육박했던 LG전자의 주가는 내림세를 지속했고 그나마 모멘텀으로 주목받았던 실적에서도 그다지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주가는 1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NH투자증권 강윤흠 연구원은 "4/4분기 본사 기준 실적은 당사 예상 및 시장 기대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4/4분기 본사 영업이익은 -139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며 "4/4분기 중 1회성 비용이 본사 기준 실적에 대거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LG전자의 휴대폰 부문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LG전자 주가는 핸드셋 부문 경쟁력 악화와 경쟁 심화 우려로 크게 저평가됐다"며 "올해 예상 PER은 6.4배 수준으로 최근 스마트폰 라인업 약화와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 등으로 주가 모멘텀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HMC투자증권 노근창 애널리스트도 LG전자의 대응력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가전세계에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노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주도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구글 등이 직접 뛰어들고 있고 향후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과거 하드웨어 위주의 휴대전화 업체들의 입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LG전자 내에서도 TV부문의 경우 소니를 제치며 세계 2위를 차지하는 등 지속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휴대폰 분야가 발빠른 대응을 해야하는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4/4분기 TV사업은 사업본부 최초로 매출액 5조원을 넘어서는 등 대규모의 신장세를 이어가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휴대폰 부문에서는 고전하고 있어 LG전자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TV사업 부문의 강신익 사장과 휴대폰 부문의 안승권 사장은 모두 지난 2008년 사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로 보이지 않는 경쟁 관계가 형성돼 있다. 두 사람의 승부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안 사장의 고민은 더욱 깊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 LG화학 '주춤', LG생활건강 '선방'
시가총액이 13조5855억원에 달하는 LG화학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지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LG화학은 지난 2009년 한해동안 183.5%의 시가총액 증가를 이뤄내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23만원대를 찍은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 지난 5일에는 2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연초대비 -10.3% 수준이다.
최근 중국 자동차그룹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키로 했다는 호재를 내놓는 등 배터리사업에서 세계적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단, 시장 위축과 중국 긴출정책 확산 우려로 단기적인 수요위축이 전망된다는 데 따른 불안감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그나마 가장 선방하고 있는 곳은 LG생활건강이다. 연초대비 -3.8%의 시가총액 감소를 보이고 있지만 타 계열사에 비해서는 우수한 수준이다.
차석용 사장은 LG생활건강을 이끌면서 지난 5년간 연평균 16%의 매출 증가, 영업이익과 순이익 34% 성장 등 좋은 성적을 일궈내 뛰어난 '일꾼'으로 꼽힌다. 시가총액도 부임당시보다 10배 가량 오르며 4조37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LG생활건강은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와 45% 늘어난 3638억원과 360억원을 기록, 연간 기준으로 매출은 4년 연속, 영업이익은 3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무엇보다 사업의 다각화를 이뤄내고 있어 시장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더페이스샵 인수를 통해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2010년 역시 높은 이익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KTB투자증권 박자미 연구원은 "본사의 화장품, 생활용품 부문과 자회사 코카콜라음료, 더페이스샵 등을 합한 올해 연결 매출은 전년대비 25%,영업이익은 44% 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자회사 더페이스샵의 매장수는 350개 정도인데, 경쟁사인 뷰티플렉스와 아리따움 매장수가 약 1000개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 "사랑해요, LG"?
지난 4/4분기 이후 LG전자 등 핵심 자회사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LG는 코스피대비 17%p가량 하회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10조3534억원 수준으로 -17.4%를 기록 중이다.지난해말 기준으로 삼성의 뒤를 이어 시가총액 74조1465억원을 기록했던 LG가 불과 2달만에 가장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LG의 한해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조언한다. 오히려 추운 비바람을 맞으며 한해를 시작한 만큼 더욱 강해진 LG만의 저력을 증명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이훈 애널리스트는 "NAV대비 할인율이 46%에 이르는 주가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제는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기대를 버리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LG를 둘러싼 부정적인 측면들이 이미 주가 조정을 통해 상당부분 반영됐으며 LG전자도 향후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핸셋부문 성장성 및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언제, 누구에게든 악재와 위기는 오기 마련이다. 관건은 변화를 주문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주도할 수 있느냐는 것이 늘 승부를 가른다.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것만이 일등 LG를 달성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구본무 회장의 신년사처럼 말이다.
2010년에도 고객과 투자자들이 "사랑해요 LG"를 외칠 수 있을지, 냉정한 시장의 평가 앞에서 LG의 분발이 더욱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