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통신업계 3사 CEO가 공개적으로 약속한 보조금경쟁 자제결의가 무색케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신3사 CEO의 이러한 약속이 작심삼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현금 마케팅을 자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던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과 이석채 KT 회장, 이상철 LG텔레콤 부회장의 ‘신사협정’이 일주일도 안되 파기될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25일 통신3사 CEO들은 신년간담회에서 현금 마케팅의 부적절함을 논의하고 자제하기로 했지만 3일이 지난 현재까지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인터넷 등지에서 판촉활동을 벌이는 통신3사의 현금 마케팅 액수 적게는 30만원 후반에서 많게는 49만원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초고속인터넷+IPTV+인터넷전화 결합상품을 모두 3~4년 약정으로 가입할 때 소비자에게 직접 현금으로 주어지는 금액이다.
통신3사는 “일선 판매점들이 그렇게 홍보하고 있을 뿐 본사 마케팅과는 무관하다”라고 한 목소리로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판매점의 현금지급이 본사의 수수료 및 가입자관리 수당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드물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한 회사가 현금 마케팅 액수를 늘리기 시작하면 경쟁사도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서 마케팅 액수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매번 자제하자고 해도 한 곳에서 가입자 늘리기 현금 폭탄을 투하하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업계 다른 관계자도 “결국 이렇게 과열 될 것 같았다”면서 “매년 연례행사처럼 현금 마케팅 등을 자제하자고 하지만 불과 얼마 못가 현금 마케팅이 부활하곤 했다”고 말했다.
특히 SK브로드밴드와 LG텔레콤은 지난해 9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도한 경품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각각 6억7000만원, LG파워콤에 5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물론 당시 주춤해진 현금 마케팅 역시 불과 몇 달 사이 부활했다.
문제는 이같은 막대한 현금 마케팅 비용이 결국 기존 가입자의 이용료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가입한지 오래된 사람일수록 상대적인 피해규모는 더 커진다. 차라리 위약금을 내고라도 서비스를 변경하는 것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초고속통신 부분 수익은 점차 줄 수밖에 없다.
이상철 부회장이 “보조금을 연구개발(R&D)에 썼으면 우리나라에 애플같은 회사가 나왔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통신업계의 삐뚤어진 경쟁이 과연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통신3사 CEO들의 ‘현금마케팅 근절’이 말에서 끝날지, 실천으로 옮겨질지 시선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