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석상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 이은 재계 대표 여성 오너로 급부상 중이다. 최 회장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진그룹과의 완전한 계열분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언제이고 진행될 계열분리라고 한다면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최근 대내외에 본격적인 존재감 알리기에 나선 최 회장이 계열분리를 염두해둔 독자경영에 시동을 걸었다는 업계의 시선도 이런 맥락이다.
사실 한진그룹과 한진해운의 계열분리설은 최 회장의 남편 고 조수호 회장이 타계한 이후 시장에서 줄곧 대두되던 시나리오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항공과 해운 계열사에 대한 독자경영 체제를 구축해 왔고, 특히 한진해운의 자율적인 책임경영 체제를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계열분리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수송물류 그룹으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시너지 창출 차원에서도 계열분리는 어렵다는 게 한진그룹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런 입장에서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한진해운이 지난해 12월 1일 지주회사와 사업 자회사로 분할하는 사실상 그룹 형태를 출범시켰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계열분리 사전작업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최 회장과 그에게 아주버님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일정 부분 협의를 진행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물론 재계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한진해운의 현실상 수년 내 계열분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높다.
지배구조상으로도 아직까지는 최 회장이 독자적인 계열분리를 추진하기 쉽지 않다.
현재 최 회장의 한진해운홀딩스 지분율은 2.36%에 불과하다. 유경, 유홍 두 자녀가 각각 1.57%씩 보유하고 있다. 고 조수호 회장이 남긴 지분 중 일부인 양형재단 보유지분율(3.71%)을 합쳐도 9%대 지분율에 머물고 있다.
한진그룹도 최 회장 일가의 지분율과 비슷하다. 대한항공은 5.53%의 지분율로 한진해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여기에 한국공항이 3.54%, (주)한진이 0.01%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 자산운용(7.53%)이나 자사주(12.33%) 등이 있긴 하지만 조양호 회장의 'OK' 사인없이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으로부터 완전한 계열분리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업계에서는 조양호 회장과 최 회장 사이에 한진해운의 분리를 위한 일부분의 합의가 있었지 않겠냐고 보고 있는 것.
소그룹 형태의 첫 걸음마를 뗀 것이지만, 이를 전문경영인이나 아직 경영에 있어서는 초보자 단계인 최 회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해서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도 한 몫 한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진해운의 계열분리를 당연한 수순"이라며 "시기가 문제이지 오너 일가간 합의는 이루어져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 역시 지난달 초 간담회 자리에서 "계열분리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었다.
어려울 때마다 한진해운의 '백기사' 역할을 해왔던 조양호 회장. 지난 2006년 외국계의 적대적M&A 시도에서도 발빠른 대처를 보였던 그다.
큰 틀에서 그룹의 일이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조양호 회장이 제수씨가 홀로 설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맡아 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진가 형제들의 대립구도에서도 조양호 회장은 줄곧 한진해운의 후견인을 자처해 왔다.
한진해운의 계열분리가 언제 이루어질지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2년이 적기라고 해석한다.
조양호 회장이 자녀들에게 한진그룹 경영권을 차츰 넘겨가는 시기에 있는데다 불황 때 준비해 호황기를 맞게될 때 완전한 분리를 통해 그룹의 기반을 확실히 다질 수 있다는 맥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홀로서기 위해서는 당분간 조 회장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면서 "최 회장에 대한 조양호 회장의 애정은 각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부터 계열분리를 위한 여러 작업들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분정리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될지가 시장의 가장 큰 관심 아니겠냐"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