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은행에서 펀드를 가입했으나 사후관리 등이 불만족스럽다면 B은행, C증권사 등으로 별도의 추가비용 없이 옮길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곧 펀드를 판매하는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업계간 치열한 경쟁이 다시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정책당국은 이로 인해 판매사들이 펀드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판매 보수를 낮추는 등 투자자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업계도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영업 중심에서 자산관리 영업으로 전환은 물론 나아가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온라인 종합경제신문 뉴스핌(www.newspim.com)은 총 4회에 걸쳐 펀드이동제가 성공할 것인가와 증권업계의 대응, 투자자들이 고려할 사항 등을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뉴스핌=문형민 변명섭 조슬기 기자] 펀드 판매회사 이동제도 시행에 따른 진정한 승자는 금융당국도 판매사도 아닌 펀드에 투자한 금융 소비자들이다.
단, 펀드 투자자 스스로 자산관리 개념에 눈뜨고 판매사들의 자산관리 서비스 역량을 골라내는 안목을 키운 '똑똑한' 투자자들만 위너가 될 자격이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판매 채널 다양화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판매사들은 판매수수료를 내리고 각종 자산관리 서비스로 무장해 투자자 유치를 위한 공격적 행보에 팔을 걷어부친 상황이다.
펀드 투자자들은 판매사 이동제를 통해 보다 나은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우선 동일 펀드에 대한 판매사별 판매보수 차별화와 판매채널 확대가 기대된다.
판매사 이동제 시행으로 판매보수 및 수수료 법정상한선이 인하되면 판매사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고, 이는 판매보수 수준의 전반적인 하락과 투자자들의 판매사 선택 폭 확대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
그동안 일부 금융기관으로 집중된 펀드 판매 채널로 인해 발생했던 금융소비자 권익 훼손 사례도 서비스 차별화 경쟁 속에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특정 계열 판매사와 운용사간 연계 중심의 펀드 판매 구조도 서서히 퇴색될 것으로 보여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수요자' 우위 시장으로 이동이 점차 가속화 될 전망이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장은 "펀드에 투자한 대다수 개인들은 법인이나 기관투자자와 달리 펀드 상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뿐 아니라 협상력도 낮다"며 "펀드판매 이동제는 투자자들에게 판매회사의 불완전 판매와 과도한 판매비용 부과 문제로부터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이 같은 투자자 중심의 제도 변화 속에서 금융소비자들은 판매사 이동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보유한 펀드가 과도하게 분산돼 있어 관리가 용이하지 않거나 사후관리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판매사 이동을 고려할 만한다.
단순한 펀드 관리를 넘어 더 나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원하거나, 담당 관리 직원과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아 맘고생을 한 투자자 또한 판매사 이동제 시행이 반길 것이다.
단, 전문가들은 판매사를 이동할 때 고려할 부분으로 △내가 원하는 판매 서비스의 가장 큰 효용이 무엇인지 △판매사 역량은 어떠한지 △펀드 판매 이후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드라는 재화를 구매하는 데 있어 소비자 자신이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효용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며 "펀드 판매 이후 서비스는 부수적이나, 자산관리의 연속선상에서 역시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부서장은 "판매사 이동시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부분은 단순히 개별 펀드에 대한 관리가 아닌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가능 여부에 달려 있다"며 판매 후 서비스 지속 여부에 의미를 부여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 펀드 애널리스트 역시 "판매사를 이동한다는 것은 이전하게 될 판매사에서 좀 더 나은 서비스를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펀드이외에도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두루 갖춘 금융회사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판매사 이동제 시행이 투자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측면과 제도 시행 전보다 낮아진 판매보수를 제공받는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투자자들 스스로 판매사별 자산관리 서비스 역량이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 고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는 것.
이 밖에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품 증정이나 일시적인 보수료 인하 등 판매사들의 단기 유인책에 흔들려 펀드 판매사를 섣불리 이동하는 우 또한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서형종 NH투자증권 금융상품팀 팀장은 "판매사들의 일회성 이벤트에 일희일비해 투자자 자신의 소중한 금융자산을 함부로 옮겨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펀드 판매사 이동제가 금융사에는 제2의 금융상품 판매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하겠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는 만큼 판매사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삼철 금융감독원 자산운용서비스국 자산운용총괄팀장은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며 "펀드 투자에 칸막이가 없어져 가입과 이동이 전보다 훨씬 수월한 만큼 투자자 스스로 성숙한 투자 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펀드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