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반열에 넉넉히 오른 게 주목할 포인트이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과도하게(?) 낮은 액면가(액면가 200원)를 책정, 시장 착시현상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이래저래 투자자들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원전관련 사업을 하는 굴지의 글로벌기업에 비해 자본금 76억원에 불과한 한전기술이 지나치게 급등세를 타면서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되는등 수급상 선뜻 이해하기 힘든 현상도 나타나 투자주의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있다.
◆ 한달새 4배 폭등...액면가 5000원 환산하면 200만원 '훌쩍'
최근 원자력주, 특히 한전기술의 급등세는 여의도 증권가의 화제다.
지난해 12월 14일 거래소기업으로 첫 상장된 후 거래 한달 남짓 기간동안 공모가(2만 1600원)대비 4배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상장과 동시에 원전수주 이슈와 맞물리며 시세가 분출한 때문인데 어느새 시가총액도 3조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덕분에 주식시장에서 더디게 움직이던 한국전력과 한전KPS도 동반 급등하며 한전은 4만원을, 한전KPS는 5만원선도 뚫은 상태고, 원전관련 코스닥기업의 주가 수준은 과열상태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이에 대해 시장 일각에선 한전기술이 과도하게 낮은 액면가로 시장 착시를 야기한 것이 무분별한 폭등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기관투자자들이야 대부분 인지하고 있겠지만 개인투자자들로선 일일이 액면가를 확인하지 않고 테마에 쫒아가는 경향이 있어 향후 '개미들의 무덤'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음도 들린다.
특히 공모당시 참여했거나 상장초 대거 몰렸던 기관투자자금은 대부분 이탈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장직후 5일만 매수했을 뿐 25일동안 연일 물량을 내놓고 있어 개미들이 상투를 잡은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20일 현재 한전기술의 주가는 9만원에 넘어서 10만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만 거래소 기업의 액면가가 보통 5000원임을 감안할 때 현재 200원 액면가를 5000원으로 환산하면 현재 한전기술의 주가 수준은 9만원대가 아닌 200만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 된다. 삼성전자 등 웬만한 우량주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현재 시장에선 롯데제과가 12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물론 액면가는 5000원이다.
◆ 한전계열사, 저 액면가의 비밀은?
왜 이처럼 낮은 액면가를 고수하고 있는 것일까.
한전기술은 한국전력이 지분 100% 가까이 들고 있었다. 이중 구주매출로 20% 가량의 물량을 시장에 내놓으며 상장된 형태다.
한전기술의 상장 주관사를 맡았던 동양종금증권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5000원이 거래소기업의 기본 액면가지만 회사에 따라 유통 주식수를 감안해 액면가를 낮게 하는 경우도 있으며 한전기술이 이에 해당한다. 만일 액면가를 500원으로 했다면 공모가가 6만원 가까이 책정됐을 것이고 그럼 시장에 나오자마자 바로 10만원을 넘어갈 수 있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 다른 한전 계열사인 한전KPS도 액면가 200원에 상장했었다"
결국 저 액면가는 소위 말하는 비싼 주가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중견기업이 상장직후 시장가가 수십만원에 달할 경우 개미들의 시장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고 이를 우려한 처방으로 풀이된다.
거래소의 입장도 비슷하다. 가치가 높아 주당 5000원으로 액면가를 책정하면 시장에서 소화하기가 힘들고 이런 경우 낮춘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전기술이 개미들의 착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요즘 투자자들이 많이 스마트해지지 않았냐. 또한 이같은 상황에 대해 역으로 규제하는 것도 무리"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그는 이어 "최근 기관수요가 많아 공모경쟁률이 높았던 상장기업들을 보면 공모자금이 적은 게 추세"이라며 "한전기술 또한 공기업 토대다보니 모회사와의 지분관계 등이 있어 유통물량 확대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대기업계열 최저수준 액면가 유지는 비상식"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액면가 200원짜리 기업은 불과 4종목. VGX인터, SK C&C, 한전KPS, 한전기술만이 액면가 200원짜리다.
또 사세가 기울며 액면분할을 한 주연테크 등 4개기업이 액면가 100원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거래소 900여개 기업 중 액면가 200원 이하 기업은 8개에 불과한데 굴지의 공공적 대기업 계열사가 최저 수준의 액면가로 상장했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사에서 주식운용을 담당하는 한 기관투자가는 "작전세력이 주가를 띄울때 먼저 요구하는 것이 액면분할"이라며 "대기업군에서 액면가 200원으로 상장한다는 것이 비상식이란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2012년 실적을 당겨서 추정해도 한전기술의 PER(주가수익비율)가 30배인데 현재의 주가는 지나치게 급등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증권가에선 최근 한전기술에 대해 투자의견을 하향한 보고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막 상장된 기업에 대한 하향 리포트는 보기드문 일.
현대증권 한병화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원전사업에 대한 정책발표를 워낙 많이 하다보니 기대감에 급등하는 것 같다"며 "현재 주가는 향후 20년간 펼쳐질 실적을 한꺼번에 당겨서 시세를 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연구위원은 한전기술의 지난해 실적추정치에 대해서도 매출, 4391억원, 영업이익 600억원, 당기순이익 580억원을 예상했다.
지난 3/4분기 누적집계 대비 이익이 다소 감소한 것에 대해선 "공기업은 주로 4/4분기에 비용처리를 많이 하는데 이를 감안해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며 이로 인해 한전기술의 4/4분기 실적은 적자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반면 유진투자증권 주익찬 연구위원은 "공모 당시엔 원전수주에 대해 가치를 매길 근거가 없었는데 상장이후 원전수주에 대한 추가 기대감이 나타나 상승하고 있다고 본다"며 "이를 감안할 때 현 주가는 비싼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한전기술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끌어올렸다.
◆ "글로벌 원전기업 대비해도 과도한 고평가"
원전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글로벌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어떤 수준일까.
원전관련 글로벌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을 보면 한전기술의 고평가를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블룸버그와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 기준 일본 히타치와 프랑스의 아레바의 PER 수준이 각각 28.5배, 24.8배로 글로벌기업 중 가장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 프랑스의 알스톰, 독일의 지멘스, 미국의 제네럴일렉트릭, 한국의 두산중공업 등 대부분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10~20배 수준이다. 이에 반해 한전기술은 지난 2009년 실적 기준(당기순이익 600억원 기준) 현재 주가수준을 반영할때 PER가 50배를 넘어 60배 가깝게 고평가된 상태다. 투자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