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채금리가 소폭 하락하자 높아진 금리 수준에 주목, 저가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기관들이 연말에 비워놨던 북(Book)을 채우기 시작한 것이 숏커버마저 촉발하자 예상 밖의 강세로 귀결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의 하락하면서 매수세가 발동이 걸리기 시작했고, 여기에 국내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150원을 깨고 내려가면서 겨우 1140원에 턱걸이할 정도로 급락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환율 급락이 자동차 등 수출주를 중심으로 낙폭을 키우면서 주가가 하락 전환했고, 향후 경기 및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금통위의 금리인상 기대를 약화시키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연초 증권사들의 비워있는 곳간을 채우는 '틈새' 저평 및 수급 효과가 외국인 매도를 앞서고, 또 환율 급락이 지속될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내일 입찰 결과와 이번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1월 첫 회의 결과도 심리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한국은행에서 여전히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연초 '틈새 플레이'의 가능성이 시장의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국고채 3년 수익률이 4.36%로 전날보다 8bp 내렸다고 최종 고시했다. 국고채 5년물도 4.90%로 8bp 내렸다.
3년만기 국채선물 3월물은 108.90으로 전날보다 37틱 급등했다. 외국인의 이날 순매도물량은 4933계약으로 적지 않은 규모였다. 은행도 249계약 매도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증권사의 대량매수가 지속되며 시세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증권사의 순매수규모는 4894계약수준이었다.
◆ 증권사 연초 대량 매수, 빈 곳간(Book)을 채운다
이날 시장은 개장 직후부터 강세시도가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밤사이 미국의 증시가 급등했지만 채권수익률은 소폭 하락세를 보인 게 저가매수를 촉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은 장초반 강세 그 이상을 점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이미 많이 올라선 금리수준이 매력적이긴 했지만 그 밖에 호재는 전혀 없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견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은 점차 강세폭을 넓혀 나갔다.
외국인의 매도가 8일째 이어진 데다 규모도 5000계약 가량되는 등 매도 규모가 작지 않았지만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 모습이었다. 8일동안 지속된 매도로 순매수포지션이 2만계약 수준으로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증권사의 대량매수는 9일째 지속됐다. 연일 지속되는 증권사의 매수가 불안하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지만 40틱 가까이 벌어진 저평에 기댄 매수를 그냥 넘기기는 어렵다는 것이 증권사 채권매니저의 전언이다.
◆ 환율 급락, 금통위 금리인상에 걸림돌되나
이날은 또 환율과 맞물린 움직임도 감지됐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이 금통위에 대한 혹시나 하는 불안을 약화시켜주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30원 급락한 114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136.00원까지 추락했다.
이날 기록한 마감가와 장중 최저치는 지난해 11월 17일 연저점 1149.70원을 크게 하회할 뿐 아니라 지난 2008년 9월 22일 장중 저점 1117.00원, 마감가 1140.30원을 기록한 이래 15개월만에 최저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그동안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1150원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이 계속적으로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역외세력의 매도공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미국채 금리 하락 반전 가능성에 눈치보고 있던 저가매수 유입됐다"며 "연초 포지션 확대 국면에서 의외로 매수세 강하게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또 "금통위는 부담이란 일부 시각에도 불구 경기회복 모멘텀 약해지는 가운데 기조적 금리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현재 절대금리상으로 선반영 상당부분 이뤄진 것을 인식한 것"라고 설명했다.
이미 반영된 금리인상분에 대한 되돌림이 나왔단 얘기다.
이어 그는 "원/달러 환율 이전 저점 깨지면서 1140원선으로 후퇴했는데, 이는 단기간에 급격하게 진행되는 원화강세에 대한 경계가 금통위 금리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단 관점을 부각시키는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숏커버가 나오면서 강세폭이 커졌다"며 "외국인들 2만계 누적순매수까지 내려와서 더이상 약발이 안 먹힌다"고 말했다.
내일 2/3년 입찰과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 있었기 때문에 숏이 많았는데, 더 밀리지 않고 레벨을 뚫고 올라오니 숏커버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 금통위는 여전히 부담, 내일 입찰도 경계할 변수
시중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예상보다 많이 세서 당황스러웠다"며 "미국시장의 급격한 상승 이후 기술적 반락이 호재였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내일 입찰이나 금통위는 여전히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내일 입찰물량이 2/3년 합해 4.1조원에 달하는 데다 이번주 금통위에서 1/4분기 금리인상을 시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 환율이 급락이라는 표현을 쓸만큼 과격히 하락한 점이 금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며 "연말부터 연초로 넘어오면서 기관들이 북이 꽤 가벼웠던 게 컸다"고 분석했다.
상품쪽은 입찰을 통해 물량을 채우면 되는데 투신쪽에서도 현물을 채우면서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내일 입찰을 보고 9-4호나 9-3호를 이런거 공매하던데서 강한 숏커버가 나왔다"며 "단기쪽도 환류가 있었는지 잘 소화되고 환이 크게 빠지면서 주식의 조정까지고 일으킨게 예상을 넘는 강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