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자 분석 기사에서 아부다비로부터 100억 달러 지원을 받기로 한 두바이에 대해 "폭발은 막았지만 여전히 위기는 잠재해 있다"고 풀이했다.
두바이 정부는 전날 아부다비로부터 100억 달러를 긴급 지원받음으로써 급한 불은 껐으나, 향후 채무 구조조정을 통해 지급해야 할 상환 자금도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1월 25일 휴일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채무 상환 유예' 요청이라는 충격적인 전술을 이용하며 채무 조정을 강제 유도했던 두바이 정부가 과연 어떻게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자의욕을 되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두바이, 100억 달러 지원도 불충분?
두바이 정부는 전일 성명서를 통해 아부다비가 지원한 100억 달러 가운데서 일부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과연 이같은 자금 소요를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액수인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직접적인 채권 외에도 삼성물산을 비롯한 각국 건설사들에게 지급해야 할 자금도 막대한 규모로 전망되고 있다. 예컨대 이번 주초 일본 기업들의 채권 잔액은 7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역시 전액 회수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내 삼성물산의 경우도 문제가 된 두바이 월드 자회사인 나킬에게 200억원 가까운 자금을 못받고 있는 상태다.
심지어 이집트 투자은행인 EFG-헤르메스는 두바이의 전체 채무가 15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 파드 이크발 투자전략가는 "아부다비의 지원에도 불구, 두바이 전망과 관련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자산매각 불가피.. 기존 프로젝트 재검토 필요
내년 두바이 경제의 키워드는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회수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두바이에서 당분간 신규 프로젝트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도 과연 수익성이 충분한 것인지 면밀한 재검토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예컨대 시행사가 발주해 완공을 앞둔 초고층 빌딩의 경우에도 분양이 완료되지 않으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
결국 시행사는 헐값에 건물을 양도하거나 임대료를 받아 자금 소요를 충당하려 할 것이다. 이마저도 쉽지 않다면 공사업자에게 현물로 떠넘기는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두바이 정부가 그동안 투자했던 해외 자산들도 매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글로벌 부동산의 경우 두바이 정부가 본격적인 자금 회수를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선다면 현지 시장은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을 최대한 막기위해 유동화 펀드조성 등을 통한 자금 회수가 유력한 대안이지만, 이 역시 현재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환경을 고려한다면 그다지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 두바이 홀딩, 새로운 뇌관 '부각'
바클레이스는 두바이정부의 결정으로 인해 다른 기업들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두바이 홀딩의 경우 가장 큰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두바이 홀딩의 경우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투자를 지속해 약 97억 달러로 부채가 급증한 상태다. 이 가운데 19억 달러는 내년 만기도래할 예정이다.
두바이월드의 예에서 보이듯 현실적으로 두바이 정부는 채무 연대부담을 질 수 밖에 없고, 이같은 해법은 결국 다른 국영기업들에게도 적용될 전망이다.
특히 나킬의 채권보유자들이 모두 전액 상환을 받은 상황에서 두바이 정부가 구조 조정을 통해 채무조정을 시도해 자신들이 갚을 돈을 줄여보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다.
ME벤처스의 파이살 고리 애널리스트는 "현재 남아있는 관전 포인트는 두바이 정부가 두바이월드를 비롯한 주요 국영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현지 UBS의 사우드 마수드 리서치 부문 대표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재무적 불확실성에 그치지 않고 경제 펀더멘털과 금융 시스템 문제 등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부분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 두바이, 필요한 건 '체질변화+신뢰회복'
현재 두바이 정부가 자산 매각과 함께 가장 서둘러야 할 과제는 금융 시스템의 체질변화와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의 신뢰회복이다.
자금 마련도 중요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 또 중장기적 신뢰 회복 없이는 새로운 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며, 현 상황에서 일부 사업은 수익성이 있을지, 지속가능할 지도 의문시된다.
결국 기업은 수익이 없이는 현상 유지조차 힘들고 결국 쓰러지게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수익창출 능력이 없는 기업은 존재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꺾고 부담을 확대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금융 시스템의 선진화와 체질 회복도 중요한 과제다. 두바이 정부는 뒤늦게 수쿠크 채권의 파산 처리 절차를 보완하는 등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이보다는 위기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절실하다.
수십년 간의 호황기 동안 두바이의 왕족들은 막대한 부를 즐기는 동안 곳간을 채워두려는 단순한 생각도 하지 못했다. 결국 졸지에 나라 전체가 경제적으로 파국에 내몰리는 처지가 됐고, 결국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혹독한 시련을 견뎌내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점은 또다른 역사의 교훈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