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검사확대에 사외이사제 손질…관치확대 포석?
- "규제 의도 의심"시각 확산, "감독은 사후적이어야"
[뉴스핌=한기진 기자] 정부가 ‘2010년 경제운용방향’에 예대율 규제를 부활시키고 종합검사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관심은 금융회사들에 미칠 영향이 얼만큼인지, 정부의 규제강화속셈이 어느 정도까지인가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에 지표상 큰 영향을 줄 만한 것은 아니다”면서 “정부의 규제강화가 더 심화될 것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걱정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 수익성보다 금융안정성 초점…규제강화시대 예고한 셈
예대율 규제부활은 금융위원회가 예고했던 대로 10일 발표한 경제운용방향에서 명문화됐다.
이날 정부는 바젤위원회에서 구조적 유동성 비율제도 등을 도입하면 이를 감안해 예대율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큰 틀만 내놨다.
국제적 논의에 맞춰가며 규제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16일 금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세부적 규제내용을 밝힐 예정인데, 당초 기대와 달리 CD를 제외한 예금기준으로 예대율을 규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예대율 규제의 목적이 대출경쟁을 자제시키는 데 있는 만큼 은행들의 외형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대율은 원화 대출금을 원화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로 수신규모에 견주어 대출규모가 얼마나 많은지 재어보는 비율이다.
국내 은행들은 100%를 건전성 기준으로 할 때 한때 130%까지 넘겨 우려를 낳아왔다.
이렇게 우려가 커지자 은행들 스스로도 95~100% 사이가 적정하다고 판단, 최근까지 낮춰왔다.
자산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는 금융회사에 대해 매년 종합검사를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KB금융, 신한지주 등 금융지주는 물론 삼성생명 대우증권 등 업종별 대형사들은 더 많은 종합검사를 받아야 하게 됐다.
또 최근 금융당국과 금융지주가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사외이사제도도 최장 임기를 5년 안팎으로 제한하고 선출방식을 바꾸는 등 제도를 대폭 개편할 계획이다.
◆ “관치강화 노골화” 의구심…“감독은 사후적인 것” 비판도
국내 주요 5개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을 살펴보면 9월 말 잔액 기준으로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을 제외한 3개 시중은행들은 100%를 밑돌고 있다.
시중은행 한 지점장은 “유동성과 조달구조 안정화를 위해서도 적정수준의 예대율 유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본부차원에서 예대율을 관리하고 있어 지점 수신이 증가하고 있지만 대출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 우량 고객 위주의 대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다른 관계자 역시 “대출은 안전자산 위주로 꾸준히 늘리되 금융채의 비중을 줄이고 예금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예대율 95~100%를 적정 수준으로 판단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해보면, 당국이 규제 부활을 공식화하기 전에 은행들은 이미 대비를 철저히 해놨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라기 보다 영업행태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예대율 규제 도입으로 인해 은행권의 예수금 확대 노력이 더욱 거세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은행채 순상환 기조가 이어질 것이고 연초 수신 확대를 위한 은행권의 신상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무제표상 영향도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예대율 규제가 시행되기까지 유예기간을 두거나 점진적으로 규제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동부증권 이병건 애널리스트는 “수신경쟁으로 인해 조달금리 상승 압박이 있겠으나, 내년 1~2/4분기까지는 NIM(순이자마진) 상승 추세가 전망되고 있어 실제 은행 수익에 나타나는 체감은 당장에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금융에 관한 정부정책방향이 규제강화흐름을 재확인시켰다는 점에서 금융계는 긴장하고 있다.
정부가 수익성보다는 금융안정성을 우위에 두겠다는 금융정책을 내놔서다.
기획재정부가 “국내은행이 배당보다는 내부유보를 하도록 유도해 자본확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의도를 확인시켜준다.
진동수 금융위 위원장도 지난 9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오찬간담회 직후 기자와 만났을 때도 “KB금융에서 사외이사 문제가 나타났듯이…”라며 특정 금융회사를 직접 언급할 정도로 규제강화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양심적인 감독이 돼야 한다”며 “관치는 사후적으로 감독하는 것이지 사전적 간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