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업법 등 내년에 있을 제도변화에 대해 영업채널에 인터뷰를 나갔다가 업계 관계자를 만나 들은 얘기다.
제도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여겨져 조언을 구하려 했던 기자에게는 다소 당황스러운 답변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당황스러움보다 곧 이어 엄습한 충격이 더 컸다. 그가 읽어봤냐고 물었던 글 때문이다.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와 있다는 글을 보니 ‘보험영업 이렇게 하면 패가망신한다’라는 제목 아래 체험담이 적나라하게 등장한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1년 6개월 간 보험영업을 하며 환산보험료(한 달 또는 연간 목표 액)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다 결국 몇 천만원의 빚만 늘어 감당을 못해 자살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내용을 보면 한 손해보험사에서 근무하던 이 설계사는 3W(1주에 신계약 3건)를 하며 지점 내 톱 설계사로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척 영업에 어려움을 느끼며 결국 대출을 받아 자기계약을 넣게 되고 가족 명의로 다른 계약을 넣게 되고 결국 자기 계약과 가족 계약에 따른 보험료, 대출 이자도 갚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후 수수료가 높은 생명보험사로 옮기게 돼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로 1년 6개월 동안 몇 천만의 빚만 늘었다.
직접 설계사 일을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공감이 약하지만 설계사들 사이에서는 마치 제 일같다는 반응들이 압도적이다.
한 설계사는 “대부분 설계사들이 신입 때 최고 설계사가 되기 위해 꿈을 꾸지만 결국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며 관두는 사람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만두고 싶지만 환수가 두렵고 마땅한 일자리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회계년 상반기 보험사 모집규모는 6개월 간 1000명이 늘어났지만 13회차 정착률은 36.1%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3.7%가 줄었다.
신입 설계사들을 꾸준히 채용하는 반면 1년 내에 관두는 설계사도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심지어 현재 영업채널에서는 2년 이상 된 경력 설계사들은 참으로 귀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보험사 매니저는 “회사 정책에 따라 리쿠르팅을 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경력 설계사들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며 “한 번 설계사를 해보고 관둔 사람들은 절대 다시 들어오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우리 나라 어디선가는 설계사가 되면 뛰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며 청운의 꿈을 품도록 부추기는 리쿠르팅은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면은 부풀리고 위험요인은 절대 설명하지 않는 보험사 답지 않은 면모도 과감히 발휘하면서 말이다.
우선은 주변 사람 등 연고가 있는 사람들에게 아는 안면으로 영업이 되는가 싶지만 급기야 바닥이 나면 대부분 그만 둔다는 게 영업현장 사람들의 지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장사 시스템이 보험사에겐 아무런 해가 없다는 데 있다는 뼈 아픈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어떤 연원을 지닌 계약이건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근시안적 만족에 함몰된 채 발상을 고쳐 먹을 생각조차 없다.
설계사는 얼마든지 구하면 되고, 능력 없으면 나가면 그만이라는 식이라고 열을 올리는 설계사들도 흔히 만날 수 있다.
한 설계사는 몇 해 전 어느 보험사 지점 벽에 걸려 있던 구호를 가족계획 구호로 비약해서 바꾸면 이렇다며 알려주기도 한다.
잘 데리고 온 신입 설계사 하나면 10 경력 안 부럽다.
이런 상황에서 자살을 고민하는 설계사가 없어지는, 아니 줄어들기라도 하는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