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문제 등을 두고 노·사·정 간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한국경영자총협회 탈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3일 내비쳤다.
현대차그룹의 경총 탈퇴는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재계 대변단체 중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총과 등을 돌리겠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경총이 재계 대변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재계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질타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향후에 있을지 모를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독자행보를 걸어야 할만큼 이번 문제에 있어 절박하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번 문제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사활을 걸어야 할 만큼 이해관계가 크다.
단적으로 강성노조로 유명한 현대차, 기아차 노조 문제로 해마다 생산차질 등으로 수천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현지생산과 판매의 폭을 넓히는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이유가 한 몫한다.
또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노조전임자에게 각각 연간 137억원, 87억원을 지급하고 있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현대차의 노조전임자 수는 82명이다. 여기에 금속노조, 민주노총 파견 임시 상근자 수는 120여명에 이른다. 기아차의 경우도 73명이다.
전임자 1인 대비 조합원 수가 현대차의 경우 203명당 1명, 기아차가 195명당 1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유래 없이 많은 인원으로 꼽힌다. 일본의 경우 평균적으로 500~600명당 1인, 미국기업의 경우에는 800~1000명당 1인, 유럽기업의 경우도 1500명당 1인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문제에서 주장하고 싶은 점은 바로 "원래 하고자했던데로 하자"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이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총은 노사정 협의 과정에서 복수노조 허용을 반대하는 입장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측은 그 동안의 현행법 시행을 통해 노사관계 선진화를 추진하겠다는 원칙에서 벗어나 노사간의 합의 내용에 따라 현행법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 변화가 예상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특히 복수노조 허용을 3년의 준비기간을 두고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와 관련해서는 1만명 이상 사업장은 즉시 시행하고 1만명 미만 사업장은 단계적으로 시행하자는 것은 사실상 '재유예'를 기정 사실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조합원 1만명이 넘는 사업장은 고작 11곳에 지나지 않는데 강행법률 시행 여부의 기준을 1만명으로 삼는 것은 극소수의 사업장만 집중 규율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내년에 그런 11곳만 전임자 급여 지급을 금지할 경우에 노사관계가 악화될 뿐"이라며 "전국 노사관계를 파행화로 이어질 것으로 심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는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후진성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출발점"이라며 "반드시 현행 법대로 내년부터 시행하고 복수노조 허용은 글로벌 스탠다드 측면에서 불가피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총과 견해차이가 매우 크다"면서 "더 이상 경총 회원사로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모든 계열사가 탈퇴하기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