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권유예) 선언에 주식시장이 4% 이상의 급락하며 아수라장이 된 영향이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일시적 재료일 뿐이라고 투자자들을 다독이고 나섰지만 채권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울고싶은 데 뺨맞은 격'이란 해석도 내놓는다. 주식시정이 조정을 받아야 될 시점에서 두바이가 '트리거'(Trigger) 역할을 했다는 것.
또 국채선물 미결제약정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쌓인 상태에서 숏커버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장이었기에 시세분출은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유가 어찌됐건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동향 파악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 두바이 쇼크: 금융시장 '아수라장', 국고3년물 4개월반 최저치
27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3년물 국고채 수익률이 4.05%로 전날보다 15bp 급락하며 마쳤다고 최종고시했다. 이는 지난 7월 16일 3.99%로 장을 마친 이후 넉달반 만에 최저치다.
5년물 국고채는 4.57%로 14bp 내렸다. 이 역시 지난 7월 16일 4.51%로 장을 마친 이후 최저치다.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110.45로 51틱이나 올랐다. 장초반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들은 최종 167계약을 매도한체 거래를 마쳤다. 증권과 투신도 각각 1501계약과 1179계약을 매도했다. 은행은 2712계약 매수로 대응했다.
이날은 '두바이 쇼크'가 전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었다. 최근 국내 주식을 쓸어담던 외국인들은 이날 장중 2093억원의 자금을 시장에서 빼내며 증시급락을 주도했다. 환율도 20.2원이나 올랐다.
주식을 정리한 자금의 일부는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국채선물의 경우 장중 외국인이 매수규모를 늘리며 시세가 분출하기 시작했다. 가격이 오름세를 타기 시작하며 숏커버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
미결제약정이 5300계약이나 줄어든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외국인은 국채선물의 매수규모를 늘린다기 보다 최근의 움직임처럼 가격을 받치면서 이익실현도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오늘 외국인의 매도물량을 봐서는 본격매도는 아닌 것으로 본다"며 "최근 환헤지를 안하고 현·선물을 매수한 외국인들은 환에서 오히려 깨질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장은 완전히 외국인 손네 넘어갔고 국내 기관들은 처분만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고 평가했다.
선물사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두바이 사태가 단기적으로 넘길 문제가 아닐수도 있겠다"며 "미결제가 만만치 않아 시세가 분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 다음주 채권시장은?
다음주 시장 전망은 더 안갯 속이다.
장 초반에는 두바이 쇼크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수도 있단 경계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리먼사태의 공포에 시장이 일시적으로 패닉상황에 빠진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반면, 리먼사태와 닮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오늘밤 유럽증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이날의 여파가 다음주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장이 오늘도 휴장할 것이라는 점은 유럽장이 눈치보기에 돌입하며 추가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낳게 한다.
결국 여파는 월요일 우리 증시에까지도 미치며 채권시장의 강세가 한번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나스닥 선물이 계속 밀리는 것을 보니까 미국장도 영향력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채권시장의 강세를 점쳤다.
물론 그는 이번 두바이사태가 단기장의 흐름을 바꾸었을 뿐 모멘텀의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진 않았다.
다만 그는 "이제는 웬만큼 밀려도 환매수 수량때문에 많이 밀리기 힘든 단기 강세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의한 채권매니저는 "두바이 변수가 아니어도 쎄질수 있다고 봤는데 이번 사고의 파장이 또 얼마나 크고 광범위하게 나타날지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며 "이번 재료로 바닥이 예상했던 4~4.1%수준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위험회피 움직임이 크게 나타나면서 그동안 매도했던 은행권과 관망세를 보였던 투자자들이 어떻게 움직여 장을 강하게 만들어 줄것이냐가 관건"이라며 "외국인들은 쥐를 갖고 노는 고양이가 되서 쉽게 매도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월요일 발표 예정인 10월 광공업생산지수에서 선행지수들이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심리가 아예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다음주 산업생산이 전월의 5.4% 보다 주춤한 0.6%로 예상된다"며 "시장참가자들은 성장속도 둔화를 통해 기준금리대비 스프레드가 과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금리인상을 얼마나 하건 충분한 금리상승으로 대비한 만큼 아직도 내려갈 룸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어 그는 "두바이 사태로 불똥이 채권으로 튈수도 있지만 12월은 전통적으로 금리가 강한편이라 큰 매도가 아니면 강세장이 어느정도 유지될 것"이라며 "저평이 10틱 이상 유지되는 상황에서 외인의 매도를 예상하는것은 섣부르다"고 평가했다.
선물사의 한 관계자는 "수급이 꼬인 이상 결과가 원인을 만드는 장세는 어쩔수 없다"며 "국고채 3년 금리가 4.2%에서 부담을 느낄이유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EMBI스프레드가 확대된 점이 걸린다"면서도 "산업생산 결과와 합쳐져 추세가 돌았다는 판단까지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두바이 사태는 지난해 리먼사태와는 다르다"며 "지난해 상흔이 남아 민감하게 반응한 것을뿐 시장금리는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