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장은 최근 직원들과의 수평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매달 실시중인 사내 '하이팅(High Ting)' 행사에 참석해 "우리 회사의 인재상은 '잘 노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흔히 '날라리'라는 말은 공부 안 하고 놀기만 잘하는 혹은 불량스러운 학생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지만, 이는 오용된 것일 뿐 실제는 그런 뜻이 아니다. '날라리'는 본래 우리에게 '태평소'로 잘 알려진 전통 목관악기의 별칭으로 신경림 시인의 '농무'라는 시에도 어엿히 등장하는 좋은 의미의 단어다.
풍물 중 유일한 선율악기로 소리가 힘이 있고 흥겨운 느낌을 줘 풍물판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하는 분위기 메이커다. 의미가 확대돼 '잘 놀고 공부까지 잘 하는' 학생을 가리키는 말이 실상은 날라리다. 놀땐 화끈하게 놀면서 조직의 분위기를 띄우며, 자기 일에선 또 그만한 열정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만능 일꾼이 소위 '날라리'인 셈이다.
홍 사장에 따르면 자신은 과거 어느 행사 자리에 초청 돼 "어떤 사람을 뽑겠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잘 노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함께 초청돼 앞서 답한 두 명의 다른 기업 CEO들 대답은 '영어를 잘 하는 사람', '탤런트가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이 홍 사장의 전언이다.
홍 사장은 왜 잘 노는 사람을 선호할까. 본인이 그만큼 잘 놀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에 직원 10여명과 함께 안국동에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구두닦이와 무료 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오후의 문화활동(패러글라이딩)을 위해 경기 용인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홍 사장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젊은 직원들에게 상금을 걸고 개그를 하나씩 돌아가며 하게 해 놓고선, 분위기가 조금 썰렁해진다 싶으면 기꺼이 구원등판을 자처했다. 그 때마다 작은 버스 안은 금세 웃음으로 가득해졌다. 홍 사장의 개그 상자엔 언제라도 좌중을 휘어잡을 만한 위트있는 우스갯소리가 가득했다.
홍 사장은 직원들에게 "언제나 재밌는 개그 3~4개쯤은 머릿속에 넣고 다녀라. 언젠가 궁지에 몰릴 때 꼭 필요할 일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 사장은 최근 어려웠던 협상을 그럴듯한 유머 하나로 성사시킨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서로 얼굴을 붉히며 상황이 파국으로 치달았으나 작은 개그 하나로 협상을 타결했다는 것이다. 외국계 대기업으로부터의 큰 규모 수주건이었다. 놀만큼 놀아 본 그의 경험이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갖게 했던 것이다.
홍사장은 자신을 온갖 잡기(雜技)에 능하다고 소개했다. 홍 사장에 따르면 자신은 테니스병으로 군 복무를 했다. 올해엔 연초 목표했던 '언더 파'를 치기도 한 골프 실력자다. 당구는 250을 치며, 탁구, 배드민턴등도 수준급이라는 것이 홍 사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바둑은 7급이며, 카드·화투까지 다 잘 한다고 한다. 이날 오전 홍사장과 봉사활동을 함께 한 직원들에 따르면 노인들의 구두 닦는 솜씨도 홍사장은 보통이 아니어서, 다른 젊은 직원들보다 5켤레 이상은 더 닦았다는 전언이다. 또한 밥도 제일 잘 펐다고 한다.
자신을 오행형(五行形)에 따른 분류 중 전형적인 '목(木)'형 인간으로 얘기하는 홍 사장은 '즐겨야 집중할 수 있고, 집중해야 잘 할 수 있다'는 말로써, '잘 노는 사람이 최고'라는 주장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과거에 한 번은 유럽 여행을 하던 중 어느 한국 학생 둘이 자신에게 갑자기 다가와 "밥 좀 사주세요"라며 대뜸 말을 걸더란다. 하루에 8유로 하는 유스호스텔에서 매일 묶으며 20유로(약 3만5000원)로 하루를 살아가길 한 달째 하던 그 학생들의 설명을 들은 홍 사장. 홍 사장은 "그 용기가 너무 귀엽고 예쁘게 보여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데려가서 저녁을 대접했다. 그리고 용돈까지 줬다"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일정 후 웃고 떠드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웅진코웨이는 '불가사의'다"라며 회사의 무한한 가능성과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는 홍 사장의 말에 직원들이 이번에는 기대감에 들뜬 표정으로 환하게 웃는다. 신나게 일하는 사람만이 창의력과 도전정신으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홍 사장의 이른바 '신기(神氣) 문화'의 단면을 보는 듯 했다. 이날 문화활동으로 진행됐던 '패러글라이딩'을 타는 것처럼, '재미있게 높이 날고 싶은' 웅진코웨이의 바람은 현재진행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