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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특별기획-정책] G20 핵심이슈: 한국의 출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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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른 경기회복 기폭제, 논란 가열
[뉴스핌 편집자주] 대한민국이 내년 11월, 글로벌 핫이슈를 다루는 'G20 정상회의'를 의장국 자격으로 개최합니다. 변방에서 세계중심으로 도약, 국운 비상의 전환기를 맞이할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한층 드높일 '우리 모두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G20 정상회의가 소기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기업,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손발을 맞춰야 합니다.

이에 온라인 경제종합신문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G20, 한국이 이끈다!'는 캐치 프레이즈 하에 1년여 앞으로 다가온 G20 정상회의의 기념비적인 성공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들의 지혜를 모으는 큰 마당(특집기획 시리즈)을 열고자 합니다. 이번 특별기획에는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가 공식 후원 기관으로 참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




[뉴스핌=안보람 김연순 노종빈 이기석 기자] 최근 G20국의 하나인 호주의 금리인상으로 한국의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Exit Strategy)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내년도 의장국인 데다가 신흥국으로서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를 유치했고, 더욱이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른 경제회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가장 보수적으로 경제를 판단하는 한국은행조차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비록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여태까지 빠르게 경기가 회복되긴 했으나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말이다.

한은 이성태 총재는 지난 9월 경제동향간담회 직전 경제전문가들과 환담하면서 “국내 경제도 고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표가 회복됐다”며 “리만 브라더스 사태가 난 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경기회복이 이렇게 빠를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물론 지난 10월 금통위의 경우 시장의 컨센서스가 ‘동결’이었지만 일부 시장의 과격한 입장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한 것도, ‘여태까지는 빠르다’는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한은과 이성태 총재의 입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SC제일은행의 오석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객관적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내비치는 중앙은행 총재는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뿐인 것 같다"며 "여전히 세계경기의 회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가운데 한국의 성장이 빠른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은 것은 지난 9월 이후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으로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이 주춤해졌고 무엇보다 국내 주식과 채권 투자 확대, 수출 감소폭 축소 등에 따른 무역 및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여태까지는 경기회복이 빠르게 진행됐지만 재고조정에 따른 영향이 커서 향후 경기가 재고조정 이후 과연 추세적으로 회복되고 회복 속도가 빠를 것인지에 대해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는 점도 고려된 듯이 보인다.


◆ 출구전략 논란: 빠른 경기회복이 기폭제, 당국 태도변화 가능성

사실상 현재 발표된 경제지표들의 내용은 배제하고 객관적 수치들만 본다면 한국이 ‘금리인상’으로 대변되는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것이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특히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4분기 경제성장률(GDP)이 전분기비 2.9%를 기록, 7년 6개월만에 최대의 증가율을 보이며 시장과 당국을 모두 놀라게 했다. 전년동기대비로도 0.6% 성장, 1년만에 플러스(+)로 전환되는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4/4분기 중 회복세를 유지한다면 연간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아니라 0% 성장률에 근접하거나 오히려 플러스(+) 성장률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김명기 경제통계국장은 지난 26일 3/4분기 GDP 발표 이후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한국경제가 지난 2/4분기 이래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3/4분기는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가 증가하는 등 민간부문이 주도하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4분기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3.9%p를 기록했고, 이중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각각 0.8%p와 0.7%p를 차지했다. 재고조정 기여도가 2.9%p에 달했지만 재고를 제외하더라도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1%에 달하면서 경기회복세가 빠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정부소비 증가율이 1/4분기 이래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된 상황에서 민간소비 증가율이 높아지면서 소비기반이 생겨나고 있고, 아울러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낮아지긴 했지만 수출감소율이 줄어들면서 경제성장의 기본 동력으로 여전히 작동하고 있어 향후 성장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김명기 국장은 "현재 페이스로 볼 때 4/4분기에 3/4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유지한다면 0%에 가까운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본다"며 “4/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2~0.3%만 기록하더라도 연간 플러스 성장이 가능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물론 한국은행은 3/4분기 GDP 성장률에 대해 ‘빠르다’는 인식을 보이면서도 ‘재고조정’에 따른 현상으로 ‘체감경기와는 다를 수 있다’며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3/4분기의 빠른 경기회복을 곧바로 금리인상과 결부시키는 것을 차단하면서 나름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경기가 아직 불확실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의 태도가 이전과 사뭇 달랐다. 지난 26일 윤증현 장관은 세계경영연구원 강연에서 3/4분기 성장률에 대해 언급하면서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놀랍다”는 얘기를 하며, 연간 플러스(+) 성장률을 보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연간 0% 안팎을 기록한 이후 내년에는 경기회복세가 더욱 견실해져 4%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3~4%로 보고 있고, 기획재정부는 4%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28일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4.4%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민간소비가 정부소비를 앞서는 회복세를 보이고 설비투자가 3년만에 플러스로 전환되고 건설투자도 유지되는 가운데 수출 및 수입이 모두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성장세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보이고 내년 성장률이 4%대가 예상되면서 정부나 정책당국 내 일정한 내적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자산가격 상승 우려에 대해 정부가 미시적 대출규제로 통화당국의 숨통을 다소 열어줬다면, 이제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 이어진다면 무엇보다 ‘경기회복 선결론’을 앞세우고 있는 정부도 점진적인 금리인상에 대해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일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내에서 합리적 정책가로 평가받으면서 '출구전략 개념과 원칙‘을 제시해 왔던 허경욱 제1차관의 발언대로 “경기 회복세가 민간부문 주도로 이뤄지고 정착될 수 있다”면, 재정지출 축소나 금리인상 등에 따른 이른바 ’더블딥(Double-dip)'등 경기침체 재발 우려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금융완화기조이고 재정지출확대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회복으로 세수 확보가 충분히 이뤄질 때까지는 재정건전성 제약이나 금리인상에 따른 국채발행 이자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됨으로써 정부의 정책선택폭이 제한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화당국 역시 인플레이션 수준이 아직 낮은 상황에서 환율이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 경기의 추세적 상향 여부, 미국 등 글로벌 경기 및 자금흐름과 더불어 정책결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향후 이에 대해 더욱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 경기는 국제 경기흐름에 앞서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은 정부나 정책 당국 내에서 금리인상을 포함한 제반 정책수단을 선택하고 포용하는 품을 키울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 출구전략 논란 가열: 위기정책 장기화? 경기회복기 버블 재연 우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정책금리를 연 2.00%의 사상 최저수준으로 낮췄다. 원화 및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미국 중국 일본의 중앙은행과 통화스왑을 체결하고 이를 재원으로 외화대출을 실시,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전례 없이 과감한 통화공급 정책도 폈다.

또 민간 신용공급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 지준예치금에 이자를 지급하고, 총액대출한도를 늘리는 등의 긴급 조치도 병행했다.

이런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들로 우리 경제는 지난 1/4분기 플러스 성장 이후 3/4분기까지도 높은 성장세가 점쳐지는 등 어떤 나라보다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또 글로벌 금융 불안의 진정으로 한국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전 수준으로 복귀되는 등 신용위험도 크게 완화됐다.

그렇지만 얼마 내리지도 않았던 부동산 가격이 다시 급등하면서 자산버블에 대한 우려를 촉발하는 등 한국의 출구 찾기를 제일 먼저 재촉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들어서면서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부담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12일 "한국은 세계에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오르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로 부동산 가격 상승률 또한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며 “이런 패턴은 위기로 치달았던 미국의 경우와 흡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은 이성태 총재도 다른 나라들은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던 상황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얼마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급등, 지난 2006년 ‘부동산 광풍기’ 수준에 이르렀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이성태 총재는 통화정책의 목표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가격 등 자산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증가 등과 맞물리며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주목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누차에 걸쳐 피력하고 있다.




또 이성태 총재는 외국인들의 투자자금 유입이 급속히 유출됐다가 다시 유입되는 등 급격한 외화유출입 변동성 문제 역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약하고 있다며, 외환위기 이래 10여년의 글로벌화 속에서 풀어야할 난제로 보고 있다.

올해 외국인들의 주식 채권 등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자금이 급속히 유입, 가뜩이나 사상 최저 금리에다 유동성 공급을 늘려 놓은 상황에서 대규모 유동성이 해외에서 추가로 공급됨에 따라 ‘과잉 유동성’이 확대재생산된다. 또 이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결국에는 통화신용정책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중앙은행의 불편한 속내이기도 하다.

물론 이같은 외자유출입과 외화유동성상의 문제는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Small Open Economy System)를 구축한 신흥국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여서, 현재 G20 정상회의에서 금융안정위원회(FSB)를 중심으로 신흥국의 외화자금 유출입에 대한 규제 여부가 현안의제로 포함돼 있다.

이는 재정부 허경욱 제1차관이 지난 27일 “외환규제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국제적인 논의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주의 깊게 보고 있다”는 말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번 11월 스코틀랜드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의제화하고 또 회원국들간에 논의가 어떻게 전개가 될지 주목된다.

이런 점에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의 발언은 곱씹을 만하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제3차 OECD 세계포럼에 참석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지난 27일 국내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아직 침체를 겪고 있는 반면 동아시아 경제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동아시아로 자금유입이 계속되면 버블이 생길 수 있고 이것이 터지면 세계경제가 다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확대된 통화 및 재정정책이 지속될 경우 경기회복과 더불어 또다른 버블을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27일 “국제금융위기, 시장과 정부,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국제컨퍼런스에서는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경쟁적으로 동원했던 확장적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이 계속될 경우 향후 또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분출했다.

이 컨퍼런스에서 경희대학교 안희욱 대학원장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는 경기 호황을 유도한 미국 정부의 저금리 정책과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성 개입이 맞물리며 발생했다고 분석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적 통화 및 재정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과거 경제사에서 알 수 있듯이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희욱 원장은 “저금리 정책은 향후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시장에 심한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서서히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독일 란데스방크의 귀도 짐머만 박사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저금리정책이 필요하지만 세계경제가 회복되는 가운데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며 “중앙은행들은 신중한 거시정책 수단을 필요로 하며, 자산가격 거품을 효율적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합리적인 출구전략: 사전 점검 요인들

그렇다고 출구전략을 곧바로 시작하기도 아직은 뭔가 꺼림직하다는 생각도 한켠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책당국의 고유권한이자 고민거리이겠지만 ‘과연 해야 하나,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게 여전히 과제이다.

왜냐 하면 섣불리 출구전략을 실행했다가 경기회복 국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주장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미국보다 앞서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것에 대한 불안을 떨치기도 어려운 상태이다. 물론 미국이 출구전략을 펴기 전에 통화스왑계약으로 들여와 얻어 썼던 달러화 통화스왑자금을 먼저 갚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만 넓은 의미의 출구전략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 긴급 유동성 공급 조치들은 대부분 만기도래시 연장하지 않으면 자동소멸되게 된다. 금융 불안이 완화되자 국내외 자금조달 창구가 열렸고,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외화 수급여건이 개선되자 시장안정을 위해 실시됐던 비상조치들이 만기가 도래하면서 해제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지난 15일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기 상황에서 공급한 총 28.3조원의 유동성 중 16.9조원을 회수해 회수율이 60%에 달했다"며 “미시적인(micro) 출구전략이 이미 시행중”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외화유동성에 이어 지난해 금융위기 와중에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실시했던 은행채 및 특수채 매수를 중단키로 하는 등 원화 유동성 조치도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채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 등의 공개시장조작대상에 이들 채권을 확대 적용, 이들 채권을 매수해 줌으로써 부족한 원화자금을 지원해주는 채널이었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때까지 당분간 확장적 거시정책기조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위기 대응 차원에서 도입된 한시대책들은 기한 만료시 무리없이 정상화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기획재정부 허경욱 제1차관은 지난 27일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출구전략은) 마이크로(micro) 측면에서는 외화유동성 공급을 위한 스왑 등 목적 달성한 비상조치들을 정상화하면서 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다“며 ”그렇지만 매크로(macro) 차원에서는 민간부문 성장세가 정착되면 시작한다는 게 (정부의) 원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출구전략을 시행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보다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의 경우 경기회복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될 경우 민간수요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4분기 이후 경기회복세가 빨라지고 있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고용 및 투자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어 한은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시스템이 가동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어떤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태이다. 한국 경제가 빠른 회복을 보이면서 금융자본시장이 국제자금흐름에 역동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한국SC제일은행의 오석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을 더 이상 소규모 개방경제로 규정짓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금리인상을 포함한 한국의 정책적 결정은 국제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선제적인 금리인상보다는 출구전략의 시행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을 사전에 통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지원을 축소하는 것은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유정석 수석연구원은 "자산버블 가능성에 대응해 규제강화, 제도개혁 등 미시적 조정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출구전략의 시행시기를 앞당기는 상태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정석 연구원은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해 가계부실화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가계대출 규제 등 가계 건전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중소기업에 대한 위기대응 차원의 대책들이 정상화될 것에 대비하고 상시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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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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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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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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