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전자의 출발은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가족사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전자전기부문의 진출'이라는 결단을 내렸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고 이병철 회장은 1968년 당시, 사돈지간인 럭키금성(현 LG)이 독점하다시피하던 전자전기부문에 진출을 선언했다. 두 집안 간 불협화음을 만들기도 했지만 승부수를 띄우지 않고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LG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과 사돈을 맺으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었지만 미래의 먹거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고 이 회장은 1969년 수원에서 전자전기 부품을 제조하는 회사로 삼성전자를 출범시킨 뒤 이후 반도체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그렇게 시작한 삼성전자는 이제 우리 반도체 산업의 대표주자가 됐다. 연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둔 글로벌 IT기업으로 자리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세계 1위 반도체 30년
삼성전자의 40년 역사 중 30년은 반도체 사업으로 이어진다. 30년에 불과한 반도체 사업이지만 현재 세계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고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관심이나 전망이 어두웠던 시기인 1974년, 당시 파산위기였던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1975년 9월 손목시계용 반도체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1977년 흑백TV용 TR, 1981년 컬러TV용 IC개발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반도체 기술의 기초를 다졌다.
고 이 회장은 마침내 1983년 2월8일 "왜 우리는 반도체 사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이른바 '동경 선언'을 통해 반도체 역사를 다시쓰게 된다.
당시 "기술 한국의 승리"라는 국가적 찬사를 받았던 64K D램 개발은 삼성전자는 물론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3번째 첨단 VLSI급 반도체 기술 국가로 진입시킨 쾌거로 기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로부터 4년 뒤인 1987년 3라인 투자를 통해 반도체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고, 마침내 1992년 세계 D램 시장에서 1위에 오르는 경사를 맞았다.
또 1994년 256M D램을 개발하며 메모리 시장에서 일본을 압도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256M D램의 개발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까지 앞선 세계 최초로 기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최초로 40나노급 DDR3 2Gb 제품을 양산 시작했고, 세계 최초로 50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업계 최대용량 4기가비트(Giga bit) DDR3 D램을 개발했다.
이건희 회장, 신경영 리더십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함께 글로벌 IT기업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데는 고 이 회장의 뒤를 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경영리더십이 있었다.
재계에서는 이 전 회장을 두고 "인재경영의 달인인 고 이 회장이 발탁한 인사 중에 최고의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내릴 정도다.
이 전 회장의 경영리더십은 아버지인 고 이 회장과는 다른 인재경영으로 완성됐다. 근간은 아버지의 철학과 맞닿아 있지만 "결과가 잘못되어도 과정에 최선을 다했으면 탓하지 말자"는 평소의 철학이 바탕이다.
고 이 회장이 타계하며 총수에 오른 뒤 주변의 경영능력에 대한 우려를 단기간에 불식시키고 경영을 안정시킬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이 전 회장의 보수적이지 않은 믿음 경영이 한 몫했다.
아무튼 이 전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독보적인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려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LCD, TV, 휴대전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삼성전자의 역사를 다시 써 나갔다.
삼성전자가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이 전 회장의 '신경영 선언'이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무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지시한 것이 신경영 선언의 핵심이다.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전자는 1994년 첫 아날로그 휴대전화를 시장에 내놓으며 '애니콜 신화'의 세계적인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변모했고, 1997년에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TV를 시장에 선보이며 절대 강자로 부상했다.
이 전 회장의 '신경영'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04년 '제2의 신경영' 선포로 이어졌다. 여전히 삼성전자 경영의 근간이 되고 있다. 핵심은 우수 인력, 강건한 체질 개선, 세계 1등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투명 경영을 통한 사회 친화적 경영 및 기업 이미지·브랜드 가치 제고 등이다.
투톱 CEO의 발로 뛰는 경영
삼성전자는 올해 3/4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0월6일 발표한 실적 전망치는 연결기준 매출 36조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이다.
2/4분기에 이어지는 매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셈. 이 같은 실적으로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사장 투톱 체제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이윤우 부회장(DS 부품), 최지성 사장(DMC 완제품)을 중심으로 투톱 총괄 체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투톱 체제의 경영은 성공적이다. 양 부문에서 경쟁사와 비교되는 차별화된 능력이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DS부문은 글로벌 침체로 인한 최악의 상황에서 올해 1/4분기 반도체 6700억원, LCD 3100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2/4분기에 각각 2400억원과 1500억원 흑자 전환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DMC부문도 이미 TV·모니터 등은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선 상태이지만 단적으로 휴대폰 분야에서 지난 2/4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 19.2%를 기록하며 노키아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24.7%의 기록으로 4분기 연속 1위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도 두 CEO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쉴 틈 없이 두 CEO가 현장을 누비며 맨파워를 극대화해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는 게 삼성전자 내부의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