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공모시장 과열경쟁 방지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강한 규제(투자자 안정)장치가 있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 그의 반대작용으로 시장자율원칙에 따라 공모시장 규제가 완화되기도 하는등 공모시장 정책은 시장환경에 따라 진화했다.
시장 자율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도록 맡겨놓아야한다는 주장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적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온 것.
지난 2007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기업공개 등 주식인수업무 선진화 방안'이 현재 시행되고 공모시장 관련제도다.
이 방안에서 금감원은 주관 증권사에게 지워졌던 풋백옵션 의무를 폐지했고, 수요예측시 기관투자자들이 가격을 지정하지 않고 물량만 제시하는 주문방법을 인정했다.
풋백옵션이란 상장후 1개월 내에 공모가의 90% 이하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청약에 참가한 일반투자자들은 주관 증권사에 되팔 수 있는 제도다.
풋백옵션이 도입되기 전에는 주관 증권사가 공모가의 9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의무적으로 매수해 가격을 안정시켜야하는 의무가 있기도 했다.
이같은 강한 방법으로 투자자 보호에 나서자 증권사들과 상장하려는 기업들의 불만이 커졌다. 증권사들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공모가를 가급적 낮추려고 했고, 이에 기업들은 '제 값'을 받지 못한다는 원성이 가득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선진화 방안'은 증권사와 공모 기업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제도임은 부인하기 힘들다.
시장상황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은 폭탄을 짊어지는 잠재적 위험국면으로 내몰릴 소지가 커졌다. 최근 공모주가 흐름을 보면 공모 투자자들만 속을 앓고 있다.
◆ 2년전과 상황 판이...지나친 자율은 오히려 毒
선진화 방안이 나온지 2년이 지나며 '공모가 부풀리기'라는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에 감독당국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증권업계 내부에서도 과도한 경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증권사들의 자율성에 적정한 제한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의 상황은 태생적으로 공모가가 부풀려지는 구조이다.
상장하려는 기업들이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공모가를 바라고, 증권사들도 수수료 수입을 높이기 위해 이를 좇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모 증권사가 대형 공모기업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되기 위해 기존 공모 예상가보다 1만원 가량이나 높게 해주기로 약속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분위기에서 나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공모가 과다책정에 대한 비난여론이 나오자 근래에는 공모기업들이 투자자 유인을 위해 스스로 공모가를 낮추는 모습마저 보인다.
공모가 적정선에 대한 논란을 의식해서다.
이에 증권사들이 책정한 공모가에 대해 일부라도 책임을 질 수 방안이 있어야한다는 주장이 업계안팎에서 나오고있다.
한 대형 증권사 ECM팀 팀장은 "풋백옵션과 비슷한 방안이나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들에게 일정기간 보호예수 의무를 부여하는 등의 장치가 필요하다"며 "주관 증권사를 상장 6개월 전에는 교체할 수 없도록 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 감독당국 "일단 지켜보자"
최근의 '공모가 부풀리기' 현상에 대해 감독당국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새로운 규제책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시장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살펴야 한다는 것.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공모가 결정과정은 증권사들이 기업체 입맛에 맞는 가격으로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공모가가 전적으로 높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모가 적정선에 대해 증권사들이 스스로 발등을 찍고 있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현재의 관련정책에 큰 변화를 당장 모색하기는 이르다"며 "시장조성의무 폐지 때는 공모가가 높다는게 좋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좀 바뀌어,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다른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좋아지면서 공모주 가격 올리기도 덩달아 과열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현재 공모주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줄 지표'가 있어야 실제 정책 결정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2007년 인수제도가 개선됐는데 지난해 증시가 좋지 못하면서 IPO시장도 그리 활발하지는 않았다"며 "올해 증시가 살아나면서 IPO시장도 좋아지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고 실태(공모가관련 동향)를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2개의 공모주 부풀리기 등으로 전체 시장 상황을 대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유의미한 통계가 나와줘야 실질적인 정책 연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다만, 당분간 시장조성의무를 부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수요예측제도를 우리 실정에 맞도록 고쳐 적정한 공모가가 책정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금융감독 당국의 현재 입장은 공모가 부풀리기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지 추세를 지켜본 후 나서겠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적정 수준의 공모가는 공모기업과 공모 주관 증권사의 신뢰를 얻고, 투자자들의 시장참여를 촉진한다. 당연히 금융당국의 정책 신용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투자자 중심의 정책계발, 보완이 요구된다는 게 최근 공모가 폭락사태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