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성 회복 급한 은행, 가계금융 쏠림 부작용 낳아
- 가산금리상승도 야기 금리상승기 이자폭탄 우려 커
[뉴스핌=한기진 기자]대기업들의 은행 탈출현상이 해소는커녕 심화되면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최우량 고객을 놓친 은행들이 쉬운대로 가계대출에만 집착하다, 이자율 상승시기와 맞물리면서 가계부실 우려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 대기업 대출잔액 올 들어 3조 가량 감소
13일 금융감독원이 이석현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은행권의 원화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대기업의 비중은 물론, 대출금액규모도 마이너스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대출잔액은 올 1월 91조5497억원 2월 91조5497억원 3월 90조9572억원 4월 92조1066억원 5월 90조5985억원 6월 88조6813억원 등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대출잔액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0% → 9.9%
→ 9.7% → 9.8% → 9.6% → 9.3%로 줄었다.
반면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면 1월 383조원에서 6월 396조원으로 크게 증가,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1.5% → 41.7%로 증가했다.
8월말에는 405조원을 기록하며 사상최대치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건, 우량 고객인 대기업이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시장을 이용하거나 매출과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자금사정이 좋아져 오히려 대출을 갚는 등 은행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대기업 담당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놓으면서 은행 대출 필요성이 줄었다”고 말했다.
◆ 가계부실이 은행 건전성 악화 부메랑 우려
이러자 은행들은 수익성 회복을 위해 급한대로 가계대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최근 CD금리 급등으로 인해 이자부담이 빠른 속도로 증가, 이자폭탄우려까지 낳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중 CD 금리는 연 3.04%(91일물 기준)로 4월 중 연 2.94%보다 0.1%포인트 올랐지만 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같은 기간 5.4%에서 5.61%로 0.21%포인트나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기업대출 금리가 0.17%포인트 상승했고 가계대출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각각 0.13%포인트, 0.15%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시장금리와 은행 금리의 차이(스프레드)가 벌어진 건, 올해 초 CD 금리가 급락하자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유지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에 따르면 7대 시중은행의 가계자금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2006년 12월 0.88~1.50%에서 2008년 6월 1.27~4.77%로 급등했다.
올해 1월 가산금리는 2.47~5.88%를 기록한 뒤 7월말에는 2.82~4.34%를 나타냈다.
은행별로는 SC제일은행이 4.34%의 가산금리로 가장 높았고 한국씨티(4.29%), KB금융의 국민(3.17%), 신한지주의 신한(3.02%), 우리금융의 우리은행(3.01%)이 뒤를 이었다.
금융연구원 이시영 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CD 금리 간 스프레드는 3월 말 최고치를 기록한 뒤 소폭 떨어지다 6월 이후 다시 확대되고 있다"며 "가계의 이자부담 규모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가계부채는 늘어난 반면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중하위 소득계층의 파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상반기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대비 6월 말 가계신용(가계 빚) 배율은 1.39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부담에다 금리 상승세를 감안하면 국민들이 소득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은 갈수록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시영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소폭 하락해 7월 말 0.44% 정도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며 여전히 증가추세에 있고, 주택담보대출금리의 상승과 이에 따른 채무급증이 기존대출에 대한 연체증가로 이어지며 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