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8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경기가 잠시 쉬어가는 것일 뿐 상승세는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경기 전반의 상승탄력이 둔화돼 선행지수도 곧 고점을 볼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을 찍는다는 말은 곧 경기가 내림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 8월 광공업생산 동향, 해석하기 나름?
광공업생산이 시장의 예측을 밑돈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뉴스핌이 12명의 국내외 금융권 소속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8월 광공업생산 예측 컨센서스는 전년동월비 2.3% 증가, 전월비 0.8% 감소였다.
그렇지만 이날 통계청은 8월 광공업생산이 전년동월비 1.3% 증가했으나 전월비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평가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일각에서는 급하게 달려왔으니 잠시 쉬어갈 필요가 있다며 회복추세는 큰 변화없이 진행중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전반적인 국내 경기의 회복추세가 진행중이라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단순히 8월의 부진은 평년보다 긴 휴가 등으로 조업일수가 감소영향이기 때문에 9월에는 다시 반등할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헤드라인이 컨센서스를 하회했단 것을 떠나 내용이 별로"라고 일축했다. 회복세야 인정할만 하지만 예상했던 만큼의 경기 반등 탄력이 없다는 것.
경기지수에 대한 해석이 '외화내빈'(外華內貧)에 불과하다는 평가마저도 나온다.
◆ 재고와 출하에 대한 두가지 시선
눈에 띄게 다른 해석을 보이는 부분은 재고와 출하에 관련된 해석이다.
경기회복에 따라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재고를 늘리고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출하가 빠르게 줄어 재고가 늘어난다는 풀이도 있다.
SK증권의 송재혁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빠른 국내 경기회복세 속에 세계경제의 회복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확산되면서 2/4분기말부터 재고확충이 재개되고 있다"며 "출하감소세 또한 거의 종료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경기회복에 발맞춘 재고확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중기적으로는 재고확충이 생산 회복세를 주도할 것이란 견해다.
반면 유진투자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재고확대를 '확충'이 아닌 단순'증가'로 해석했다. 의도적으로 늘린게 아니라 출고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자연 늘어나게 됐다는 것.
정 애널리스트는 "특히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출하가 전월비 1.7%나 줄었다는 것"이라며 "조업일수가 크게 줄어든 계절조정수치를 봐도 0.9%나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반면 재고는 7월 1.4%가 늘어난 데 이어 8월에도 1.2%나 증가하는 등 가파른 상승을 보이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팔리는 것보다 재고가 쌓이는 속도가 다시 빨리졌단 얘기"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그는 "일각에서 이를 '리스토킹'(Restocking: 재고확충) 과정으로 해석하지만 과거 우리 산업생산과 재고지수 움직임을 보면 재고재축적은 분명 산생엔 악재"라며 "재고싸이클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팔리는게 확인돼야만 생산을 늘렸던 게 이전 경험"이라고 단언했다.
◆ 경기선행지수 상승세 지속? 아니면 반락?
경기선행지수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변곡점에 이르렀다는 의견도 있지만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의 황나영 이코노미스트는 "선행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7월 이후 상승폭이 축소됐다"며 "과거 경험상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상승폭이 축소된 이후 2개월 남짓 후에는 선행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향후 1~2개월 후에는 선행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단 얘기다.
반면, SK증권의 송재혁 이코노미스트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이 직전 고점인 2007년말의 수준을 상회하며 추가 상승이 다소 부담되기 시작했다"면서도 "세계경제 회복세 진입에 따른 수출 회복 본격화에 힘입어 선행지수 상승세가 지속될 여력이 조금 더 있다"고 판단했다.
연초부터 현재까지는 재고조정이나 정책효과 등의 국내요인이 선행지수 상승세를 이끌어 왔다면, 이제부터는 수출 회복세 본격화에 따른 해외요인이 추가적인 선행지수 상승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 그렇다면 경기는? 금통위 금리정책 변화는 없을까?
궁극적으로 궁금한 것은 경기 회복의 지속 여부다. 시장에서는 이를 10월 금융통화위원회와 연관지어 연내 금리인상이 가능한지를 점치느라 분주하다.
투신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한국은행의 경기에 대한 인식이 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성태 한은총재의 말처럼 민간 자생에 의한 경기회복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김재홍 이코노미스트는 "8월 산업활동동향이 휴가시즌에 따른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해도 부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한은의 금리인상에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우리투자증권의 황나영 이코노미스트는 "8월 산업활동동향은 정부의 재정지출 여력 축소로 하반기 경기개선 속도가 느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결과"라며 "특히 설비와 투자 등 내수부문의 회복 속도가 더딜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을 시행할 가능성도 낮다는 판단이다.
물론, 지금까지 한은의 스탠드를 감안하면 11월에 25bp 정도의 금리인상을 단행할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적지않다. 다만, 추가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 기준금리 인상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현대증권의 김재은 이코노미스트는 "8월 지표가 일시적 둔화세를 보이긴 했지만, 회복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11월 중 금리인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 수준(2.0%)에서 정책금리를 25bp, 50bp 올린다고 해서 통화정책이 긴축적 스탠스로 전환됐다고 보기는 무리"라며 "금리인상의 재개 시점보다는 향후 인상 속도가 더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유진선물의 정성민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산업생산 증가 탄력도 점차 감소해가는 양상"이라며 "당장이야 경기보다는 부동산에 초점을 둔 금통위가 코앞이라 부담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8월 경기회복 탄력이 둔화될 조짐을 보인 것은 기조적인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 역시 약화시킬 재료"라며 "10월 내내 두고두고 시장에 남을 모멘텀이 될 수 있단 얘기"라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현재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를 3%까지 올린 것을 감안해 움직이고 있다"며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당시는 충격이 있겠지만 곧 금리는 하향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