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청, 9월 무역흑자 45억달러 전망 등 수출 물량 촉각
[뉴스핌=이기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반등 하룻만에 다시 하락했다.
국내 증시가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첫날 하락세를 보였으나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가 이어지면서 하락했다.
지난 10일 이후 4조원 이상 순매수를 보였고, 특히 오후들어 지난주 후반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 결제 처리되면서 매도세가 집중됐다.
외환당국의 달러매수 개입으로 하락폭이 제한되고 있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 이른바 '달러 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달러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방향이 하락쪽으로 선 가운데 수급에 따라 하락폭이 조율되고, 일부 포지션 조정에 따라 등락이 펼쳐지는 양태가 빚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 회복과 금융 완화기조 유지 속에서 국내 주식, 채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관세청이 9월중 수출이 335억달러에 달하고 무역수지 흑자가 45억달러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매도심리를 부추겨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국내 주가상승과 외국인 순매수로 환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무역수지 흑자가 급증할 경우 하락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환율 다시 11개월여 최저치, 1200선 지지력 테스트 가시화될 듯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04.40원으로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3.40원 하락하며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0월 1일 1187.00원 이후 11개월여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06.40원에 출발해 장중 1206.90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당국의 개입성 달러매수 우려 속에서 오전 내내 하락폭이 제한됐다.
그렇지만 오후들어 외국인 주식 관련 달러 매물이 나오고 9월 수출전망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낙폭을 다소 확대, 장중 1204.40원까지 떨어지며 일중 저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저점인 1204.40원은 장중 기록으로는 지난해 10월 15일 1193.00원 이래 최저치이다.
이날 외환중개사를 통한 현물환 거래량은 모두 50억4450만달러를 기록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서 32억12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서 18억3200만달러가 체결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오는 22일(화요일) 매매기준율도 1205.80으로 이날보다 2.20원이 낮아지게 됐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국내 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증시가 FTSE지수에 편입되면서 이같은 하락방향성이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환당국이 수급상 공급우위 잉여물량을 흡수하면서 환율의 하락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그렇지만 FTSE 편입 이후 국내 증시가 한단계 더욱 업그레이드된다면 환율이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 은행 딜러는 "시장에서 당국이 나서면서 1200선이 심리적으로 지지선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그렇지만 작년 1200선 이상으로 상향 돌파될 때 1200선이 별다른 저항력을 발휘하지 못한 선이라 하락 때도 크게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물론 당국의 개입 의지가 얼마나 크게 작용할지가 시장이 좀더 눈치를 보게 할 것"이라며 "1200선을 놓고 눈치싸움을 하다가 수급상 큰 매물이 나올 경우 푹 꺼질 수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외국인 주식 순매수 지속, 9월 무역흑자 대규모 가능성 주목
이날 원/달러 환율이 1205원 수준에서 지지될 것으로 보였지만 이를 하향, 다시 1200원의 지지력을 테스트하는 국면으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이 수급상 공급우위 부분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지만, 최근의 국내 증권시장과 수출 개선에 따른 공급초과 물량이 제법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관세청의 발표에서 보듯이, 9월중 수출 증가율이 개선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점이 향후 수급 상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9월 들어 환율이 급락세를 보였고, FTSE 선진국지수 편입 이후 다소 주춤해지는 상황에서 무역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날 경우 공급 압력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
무엇보다 9월중 선박이나 자동차 등 주력 상품의 수출이 개선되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외환당국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관세청은 지난 9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이 205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0% 감소했고, 수입은 194억달러로 33.4%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20일중 무역수지는 10.7억달러 흑자로 전년동기대비 33.4억달러 증가했다.
또 9월중 총수출은 335억달러로 전년동월비 10~12% 감소가 예상되고, 수입은 290억달러로 26~2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9월중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45억달러가 예상되는 가운데 9월 이후 매월 3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선박 등 주력상품 수출이 지난 8월보다 호전되는 가운데 소비재, 원자재 수입도 증가해 불황형 흑자 탈출의 조짐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만약 이런 전망이 가시화될 경우, 무엇보다 그간 크게 부진했던 선박 수출이 바닥을 치고 증가세로 반전될 경우 외환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외국계 은행 딜러는 "역내 딜러들의 경우 역외와 달리 달러의 추격 매도에 다소 머뭇거렸다"며 "이는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급증했지만 FTSE 지수편입 등 단기성 이벤트에 따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9월 이후 수출 감소폭이 대폭 줄고 무역흑자가 대폭 늘어날 경우 매도세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딜러는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 자금으로 매도세가 여전히 우위"라며 "여기에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경우 조선업체를 비롯한 고객매물이 가중되면 시장이 하락쪽으로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경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