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이 위기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어떤 것이든 소홀할 경우 다시 한번 위험과 충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미국 대형은행 모간스탠리(Morgan Stanley)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리처드 버너(Richard Berner)는 이번 금융 위기로 금융시스템 규제 등 선진국과 신흥경제 모두에 위와 같은 몇 가지 중요한 교훈들이 도출되었다면서, 이들 교훈은 각각 무거운 해결과제를 동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너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이코노믹포럼(GEF) 보고서에서 위기의 5가지 교훈과 이에 따른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제시했다.
① 강력하고 잘 규제된 금융시스템 - 혁신과 성장을 질식하지 않는 안정화 필요
버너는 먼저 "자유시장 경제를 원하는 우리에게는 규제와 감독이 강화하는 것은 역설적인 것이나, 자유시장경제는 매우 높은 사업실패의 위험이 있고 이에 따른 금융기관 및 투자자들의 대출 및 투자 손실 위험이 높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면서, "경쟁은 혁신을 부르지만 또한 불안정성도 양산한다는 점에서 레버리지와 위험보유 수준을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신용의 질과 지속가능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견해는 글로벌 금융서비스 사업모델과는 대립되는 것 같지만, 실은 100% 일관되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높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적정한 수익을 추구하는 금융기업들은 당연히 산업이나 동종 경쟁업체가 재무적으로 조직적으로 좀 더 잘 관리되고 미리 예측 가능하도록 규칙을 따르기를 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금융시장의 활동이 아닌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며, 비록 당국들간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연방준비제도가 체계적 규제를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금융서비스산업의 집중으로 인해 '대마불사'의 경우가 창출되었는데 이들 기업에 대해 보다 강화된 감독과 명시적인 규제가 필요하며, 나아가 경기순응성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자본요건, 담보, 헤어컷, 신용등급, 보수 등 주로 단기 성과에 치중된 시스템인데, 여기서도 기업회계와 당국간의 긴장, 즉 유보나 충당금 적립에 대한 입장 차이를 당국 쪽으로 좀 더 끌어와야 하며, 이윤마진이나 신용등급에 대한 경기변동성을 중립화하는 접근 방식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② 공세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대응의 중요성 - 적절한 출구전략의 시행 필요
버너는 이어 공세적이고 창의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은 시장과 경제의 회복을 돕기는 하지만, 과거 일본의 경험으로 보자면 재무구조 개선, 경기 회복 지연 극복 그리고 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해서는 이 같은 정책적 지원의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는다고 지적했다.
시장 참가자들로서는 이 같은 정책적 지원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중앙은행이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는(완화 정책의 종료 과정과 출구전략 혹은 긴축정책의 개시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는 버냉키나 트리셰 총재가 별도의 항목을 통해 분명한 구분을 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③ 신중한 거시정책상의 감독+통화정책 운용시 자산가격 고려 - 체계적 위험에 대한 신중한 정의, 통화 및 재정정책의 구분, 전통적 정책목표와 재무안정성의 균형잡기 필요
체계적 위험에 대해서는 세계적 차원에서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컨센서스가 존재하지만, 이것을 어떤 식으로 정의하고 또 실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버너의 지적이다.
그는 이 같은 체계적 위험에 대한 감시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최종대부자의 지위의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면서, 이런 점에서 모든 중앙은행들은 정책 운용에 있어 자산가격이 차지하는 역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러기 위해서는 체계적 위험 규제와 같은 보다 확장된 정책수단이 필요하며, 따라서 통화정책의 목표와 수단 그리고 체계적 위험 규제와 감독의 목표와 수단은 크게 겹치게 된다고 버너는 말했다.
④ 유연한 환율을 통한 통화정책적 대응 능력 향상 - 구조적 개혁을 아우르고 재무적 역량과 신뢰의 구축할 필요
선진국이나 신흥경제 모두 환율 조정이 매우 중대한 쟁점이다. 특히 신흥경제의 경우 투자자들이 전반적인 거시정책 조합을 통해 획득한 신뢰성에 의문을 보이게 되는데, 일례로 자본계정을 너무 빨리 개방한 경우 1997년 러시아처럼 특히 금융시스템 규제가 취약한 경우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버너는 지적했다.
또 이번 위기에는 '아시아로의 감염'을 피했지만, 투자자들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면서 무차별적으로 신흥통화를 매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점에서 브라질 통화가 통화주권을 유보함으로써 위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것은 주목할만 하다는 지적이다.
버너는 따라서 신뢰성 높은 거시정책 조합, 적절한 외환보유액의 후원군이 위기에 대한 통화정책 상의 유효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고정환율이나 크롤링페그에서 벗어난 브라질과 칠레 그리고 콜롬비아는 자국통화 가치를 방어하는 대신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었지만 이와 달리 러시아와 동유럽 특히 체코공화국은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고 그는 지적했다.
⑤ 내적 불균형 증가로 글로벌 불균형 발생 - 견조하고 지속적 성장을 도모하면서 이를 해소할 필요
마지막으로 버너는 내외 불균형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느냐가 견조하고 지속적니 경기 회복 및 성장으로 가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번 위기로 인해 미국과 세계 경제 성장의 불균형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으며, 특히 세계화가 역설적으로 내적인 불균형도 키웠다.
버너는 여기서 문제는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다시 균형을 찾는 것이 경제와 시장의 지속적인 회복와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경제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방식인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은 미국이 현재 불균형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연장하고 있고 또한 다른 나라들이 환율 조정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에서 후자의 결과가 될까 우려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그는 미국의 재정 부양책 등은 미국의 저축 불균형을 더 확대시키고 있으며, 과거와는 달리 미국 재정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양보없이는 매수하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 달러화는 아시아 주요국의 자국통화의 방어와 함께 지금은 달러화가 더이상 과대평가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큰 폭의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는 의견이다.
버너는 당국이 재균형을 바라지 않고 환율 조정의 길이 막히면 다른 자산시장에서 조정이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 있다면서, 그 가장 가능성이 높은 후보가 바로 미국 실질금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것이 상승하게 될 경우 수요 성장을 제한하면서 동시에 불균형을 시정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실질금리 상승은 중국이나 다른 해외경제의 성장에 의해 혹은 미국 팽창적 재정정책으로 인해 국채 리스크프리미엄이 상승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 경우 경제성장이 약화될 수 있다.
한편 중앙은행은 인플레율이 목표범위 밑으로 더 떨어지지 않도록 저금리 기조를 고수해야 하고 또한 민간신용수요의 약화도 금리 상승을 억제하지만, 경기가 계속 회복할 경우 시장 참가자들도 결국 통화정책 전환을 예상하게 되고 이에 따라 금리 변동성과 기간 프리미엄은 상승하여 장기금리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등이 통화가치 평가절상을 막기 위해 개입하고 미국 국채를 매수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미국으로의 민간자본 유입이 2006년에 고점을 지났고 또 중국 등 다수 국가들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심하다고 불만을 내놓고 있으며 이미 막대한 재무증권을 보유한 중국 등이 그 중에서 단기증권의 비중이 매우 크게 늘어나 미국으로서도 롤오버 위험이 커진 상태인 등 우려할만 하다고.
더구나 중국도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국내 저축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어 미국 재무증권을 더 매입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쉽지 않다고 버너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