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 문제가 향후 성장 가늠자
[뉴스핌=이강혁 기자] 오는 8월은 현대그룹에게 애도의 달이다. 8월4일이 고(故) 정몽헌 회장의 기일이기 때문이다.
2003년 정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룹의 근간이 뿌리채 흔들리며 부침을 겪었던 현대그룹. 하지만 이제는 정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 체제 속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니다. 물론 여전히 현대그룹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현안은 남아 있다. 대북사업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범현대가와의 끝나지 않은 경영권 공방은 언제 터질지 모를 활화산과 같다.
그럼 정 회장 사후 6년을 맞은 지금, 바통을 이어받은 현 회장의 경영 성적표에는 어떤 점수가 매겨지고 있을까.
가정주부, 성공신화를 쓰다
"현대그룹을 벼랑끝에서 구해낸 것은 다름 아닌 현정은 회장이다." 현 회장에 대한 재계의 평가다. 그녀에게 이런 평가가 내려지는 이유는 경영성과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 2003년 정 회장이 사망하면서 현대그룹의 운명도 한치앞을 장담하기 어려움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이때 초보경영자로써 현대그룹을 이끌겠다며 앞장선 것이 바로 현 회장이다.
가정주부로 반평생을 살아온 탓에 당연히 그룹 안팎에서는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현 회장은 '초보'딱지를 채 떼기도 전에 이런 우려를 보란 듯이 불식시켰다.
현 회장 취임 이후 현대그룹이 쾌속순항하면서 불과 2년만에 전 계열사의 '흑자' 전환이라는 성공신화를 쓰더니 5년 연속 흑자 기업 명부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2003년 5조4200억원의 매출은 2004년 6조6400억원, 2005년 6조8500억원으로 1조 넘게 불어났다. 영업이익도 2003년 3500억원에서 2005년 7900억원으로 2배나 껑충 뛰었다. 이런 매출구조는 2008년 12조7800억원까지 늘어나면서 정 회장 사후 6년간 매출 135% 증가라는 기록을 만들어 냈다. 현 회장 체제의 현대그룹을 재평가 받게 만든 기반이다.
현 회장이 그룹 수장에 취임한 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내실 다지기'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현 회장이 취임 이후 내실경영을 착실히 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 현대상선, 현대증권 등 주요계열사의 재무상태가 좋아지면서 2003년 526.5%에 달했던 그룹의 부채비율은 2007년말 158.1%까지 70% 이상 감소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같은 기간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적게는 4단계에서 많게는 6단계까지 상승했을 정도다.
매출 34조원대 제2도약 준비 중
현 회장의 '감성경영'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강력한 연대의식을 심어준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예컨대, 현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이메일을 통해 그룹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등 섬세함을 보여줬다. 또한 한여름 복날 임직원들에게 삼계탕을 보내기도 하고, 여직원들에게 생활철학이 담긴 '여성 다이어리'를 선물하기도 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 합동 신입사원 수련대회를 부활시켜 매년 신입사원들과 함께 산행과 운동경기를 즐기는 등 격의 없는 스킨십으로 끈끈한 유대관계를 고취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 회장은 '윤리경영 SM포럼' 출범 때부터 해마다 빠짐없이 서약식에 참석할 정도로 윤리경영 정착에 앞장서왔다. 취임 이후 주요 계열사에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만 있으면서 전문경영인들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소유와 경영을 분리시켰다.
또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터넷 윤리경영 교육을 이수토록 했고, 계열사별로 윤리규정을 재정ㆍ보완하고 윤리관련 부서를 운영토록 하는 등 윤리경영이 새로운 기업 문화로 뿌리 내리도록 노력했다.
현 회장은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그룹의 제2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12년 매출 34조원을 달성을 위한 그룹 비전 'Vision 2012'를 수립한 것이다. 현대건설 인수가 그룹 성장동력원으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비전의 밑그림이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건설과 제조가 주축이 된 인프라 사업부문, 해운과 택배를 중심축으로 한 통합물류 사업부문, 증권이 중심이 된 금융서비스 사업부문 등 3대 사업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켜 가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