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 오후 5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박삼구 그룹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경영 2선으로 물러나며, 박찬구 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퇴진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항공부문 전문경영인인 박찬법 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승격 추대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보다 앞서 금호석유화학 이사회를 열고 박찬구 회장을 전격 해임했다.
이번 두 형제 오너의 동반 퇴진 이유는 사실상 대우건설 재매각 문제로 촉발된 형제간의 갈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삼구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동생간에 가족과 형제간에 우애에 대해 많은 격려가 있지만, 부끄러운 형제 관계가 됐다"며 "선친의 뜻이나 책임을 지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재계 서열 8위까지 올라섰지만 인수 이후 현재까지 대우건설 풋옵션 문제로 지속적인 유동성 위기에 시달려 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 내부에서는 무리한 인수에 따른 그룹 동반부실의 책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최근 들어 박찬구 회장이 금호 오너가문의 전통인 '지분 공동분배와 형제간 경영권 승계' 원칙의 틀을 흔드는 지분변동을 보이며 오너 일가간 이상기류가 형성됐다.
대우건설 재매각 문제로 지주사격인 금호산업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박찬구 회장과 그의 아들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은 최근 한달 남짓한 기간 동안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하고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급격히 늘려 '금호가문 형제간 황금비율' 지분율을 무너뜨렸다는 시선을 받아왔다.
이런 구도를 놓고 재계에서는 '박찬구 회장의 숨은 뜻'이 무엇인지 갖가지 관측이 이어졌다.
차기 회장으로 꼽히는 박찬구 회장이 형인 박삼구 회장의 무리한 대우건설 인수 후폭풍을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는 관측부터 심지어 형제간 다툼 가능성까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 화학부문 회장은 최근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대폭 늘려, 금호가 대주주 지분 균등비율을 깨뜨려 세간의 이목을 끈 바 있다"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은 "불필요한 오해와 우려를 종식시키고, 금호석유화학 중심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의 순조로운 이행을 위해 그룹 총수가 본인을 포함한 오너 일가의 경영 2선 후퇴를 결행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