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발행 사실상 불능 딴시장 개척해야할 판
‘말레이시아가 달라졌다.’
한때 낮은 금리로 외화를 조달할 수 있었던 국내 금융기관들은 달라진 현지 분위기에 다시 달러로 눈을 돌려야 할 것 같다고 한다. 작년 초부터 최근까지 외화채권발행으로 15억달러 이상을 조달했던 말레이시아의 최근 뻣뻣해진 태도를 두고 하는 소리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001년부터 이슬람 금융허브가 되겠다면 이슬람채권인 ‘수쿠크’를 발행해 이슬람자금이 넘쳐나는 곳이다.
작년말 기준으로 이슬람금융자산이 518억달러나 된다. 자금이 넘치니 금리도 낮다. 국내 금융기관이 말레이시아를 찾은 이유도 유럽이나 미국보다 금리가 쌌다는 데 있다.
지난 6월 22일 하나은행이 발행한 말레이시아 링깃채권(미화 2억8천4백만달러) 금리는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에 가산금리 2.99%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지난해 9월 이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발행된 한국물 채권중 가장 낮은 금리다. 요즘 리보 금리가 연 0.6% 수준이니 연 3%대 중반으로 돈을 빌린 셈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변해 앞으로는 링깃채권발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현지를 다녀온 하나은행 관계자는 1일 “현지투자자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익스포저 제한이있는데 상당부분 차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조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작년초부터 시작된 말레이시아 링깃표시채권 발행에 수출입은행과 기업은행, 현대캐피탈, 농협, 우리금융의 우리은행이 나섰다.
한국에 대한 투자여력이 줄었다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와는 상관없이 현지의 분위기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다나자민 내셔널'이라는 600억링깃(미화 170억달러) 규모의 채권 보증업체를 세웠다.자국내 자금조달자들이 높은 신용등급을 얻고, 신용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방편으로 사실상 내국인 채권발행자에 대한 특혜를 주고자 하는 것이다.
다나자민 내셔널이 내국인 채권 발행자에만 보증을 제공하고 한국의 시중은행과 같은 국외 발행자에겐 보증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고, 이로 말미암아 내국인의 채권발행 수요가 증가해 국외 발행자는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자금수요가 늘고 시장이 형성되면서 현지 눈높이가 높아졌다. 달러만큼 금리를 받겠다는 분위기”라며 “신규발행은 이슬람(수쿠크)채권만 가능하다고 해서 신규진입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한국의 신용등급이 말레이시아보다 절대적으로 높아 현지 채권보증업체가 있어도 문제가 없다”면서 “한국에 대한 투자는 (말레이시아)내부적인 투자 비율에 따라 진행된다”고 말했다.












